[요한복음 19:17-30절] 십자가에 달리시다
[요한복음 19:17-30절의 본문배경] 요18-19장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리스도의 체포당하심(18:1-11절), 세 번의 심문당하심(18:12-19:16), 그리스도의 죽음(19:17-42절)입니다. 오늘 말씀은 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감당하기 힘든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가시고, 거기서 십자가에 달려 고통당하시다가 숨을 거두십니다. 이 과정에도 많은 아이러니가 숨겨져 있습니다. 한가지 더 주목할 점은 다른 복음서에는 등장하지 않는 요한복음만의 기록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요한복음에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진 구레네 시몬에 대한 기록이 없습니다. 양옆의 십자가에 못 박힌 죄수들도 다른 복음서와 달리 부정적으로 언급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위에 붙은 패를 여러 나라의 언어로 기록했다는 언급도 요한복음에만 나옵니다. 병사들이 속옷을 제비 뽑아 나누어 가진 일 역시 요한복음만의 기록입니다. 또한 어머니 마리아를 사랑하시는 제자에게 부탁하신 것, 예수님이 목마르다고 말씀하신 것, 돌아가실 때 머리를 숙이니 영혼이 떠나가셨다는 표현도 요한복음만의 독특한 묘사입니다. [17-22절]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님 17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이라 하는 데로 가셨다. 그 곳은 히브리 말로 골고다라고 하였다. 18 거기서 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리고 다른 두 사람도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달아서, 예수를 가운데로 하고, 좌우에 세웠다. 19 빌라도는 또한 명패도 써서, 십자가에 붙였다. 그 명패에는 '유대인의 왕 나사렛 사람 예수' 라고 썼다. 20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곳은 도성에서 가까우므로, 많은 유대 사람이 이 명패를 읽었다. 그것은, 히브리 말과 로마 말과 그리스 말로 적혀 있었다. 21 유대 사람들의 대제사장들이 빌라도에게 말하기를 "'유대인의 왕'이라고 쓰지 말고, '자칭 유대인의 왕'이라고 쓰십시오" 하였으나, 22 빌라도는 "나는 쓸 것을 썼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을 못 박으라는 유대인들의 거듭된 요청에 의해 빌라도는 결국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게 내어줍니다. 예수님은 채찍에 맞아 많은 피를 흘리셨지만,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형벌의 장소인 골고다로 가셔야 했습니다. 다른 복음서에는 구레네 시몬이 예수님 대신 십자가를 지고 간 것으로 말하지만 요한복음은 이를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스스로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장면은 요한복음에 따르면 예수님이 수난받는 장면이 아니라 영광을 받으시는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자발적으로 순종하셔서 하나님의 구원계획을 이루는 영광의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골고다 역시 해골, 즉 죽음을 의미하는데 예수님은 스스로를 생명이라고 하셨으며 자신의 죽음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살리셨습니다. 이 역시 아이러니입니다. 또한 예수님 좌우에 달린 죄인들을 강도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는 그들보다 종교지도자들이 더 악한 강도이고, 죄인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십자가 명패에 유대인의 왕이라고 세가지 언어로 적어 조롱한 것 역시 아이러니, 역설입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 왕이심을 히브리말, 로마말, 그리스말까지 써서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도록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한편 여기서는 유대인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예수님의 팻말을 빌라도가 쓴 것처럼 묘사하는데 이는 예수님께 진리를 묻던 빌라도가 오히려 진리를 선포하고 있는 또다른 아이러니입니다. [23-24절] 군인들과 구약의 성취 23 병정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뒤에, 그의 옷을 가져다가 네 몫으로 나누어서, 한 사람이 한 몫씩 차지하였다. 그리고 속옷은 이음새 없이 위에서 아래까지 통째로 짠 것이므로 24 그들은 서로 말하기를 "이것은 찢지 말고, 누가 차지할지 제비를 뽑자" 하였다. 이는 '그들이 나의 겉옷을 서로 나누어 가지고, 나의 속옷을 놓고서는 제비를 뽑았다' 하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병정들이 이런 일을 하였다. 당시 옷은 값비싼 재산이었기에 사형집행인들은 죄수들의 옷을 취해 짭짤한 부수입을 얻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옷도 네개로 나누어 가졌고, 통째로 짠 속옷은 제비뽑았습니다. 통으로 짠 속옷은 구약의 대제사장이 입던 옷입니다. 이렇게 속옷을 제비뽑아 나누어 가진 일을 요한복음은 구약 시편22:18절 말씀이 성취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시편에서는 의인이 겪는 고난을 묘사하고 있는데 예수님의 고난이 그것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속옷까지 나눠가졌다면 예수님은 완전히 발가벗겨져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십자가 죽음은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조롱과 수치의 의미도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대제사장이 입던 속옷을 통해 예수님의 죽음이 모든 사람들의 죄를 대신해 대제사장으로서 죽으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25-27절] 어머니와 사랑하는 제자 25 그런데 예수의 십자가 곁에는 예수의 어머니와 이모와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사람 마리아가 서 있었다. 26 예수께서는 자기 어머니와 그 곁에 서 있는 사랑하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하고 말씀하시고, 27 그 다음에 제자에게는 "자,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 때부터 그 제자는 그를 자기 집으로 모셨다. 이제 요한복음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따라온 사람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먼저 4명의 여성이 등장하는데 예수님의 어머니의 이름도 마리아고, 또다른 두 사람도 마리아이며, 예수님의 이모 이름만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예수님이 사랑하는 제자 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는 아마도 요한복음 곳곳에 등장하는 요한복음의 저자 요한이었을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을 처음부터 끝까지 잘 따르는 제자로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그에게 자신의 어머니를 맡기며 끝까지 육신의 어머니를 책임지십니다. 예수님의 어머니와 요한에게 서로 어머니와 아들이라고 소개하시는 장면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계기로 새로운 가족 공동체가 만들어졌음을 암시합니다. 혈연이 아닌 형제, 자매된 교회공동체가 새롭게 시작될 것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28-30절] 다 이루신 예수님 28 그 뒤에 예수께서는 모든 일이 이루어졌음을 아시고, 성경 말씀을 이루시려고 "목마르다" 하고 말씀하셨다. 29 거기에 신 포도주가 가득 담긴 그릇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해면을 그 신 포도주에 듬뿍 적셔서, 우슬초 대에다가 꿰어 예수의 입에 갖다 대었다. 30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시고서, "다 이루었다" 하고 말씀하신 뒤에, 머리를 떨어뜨리시고 숨을 거두셨다. 이제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의 모든 뜻을 이루신 것을 아시고 마지막으로 시편 22:15절 말씀을 성취하시기 위해 '목마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인처럼 목마른 자들에게 생수를 제공하러 오셨는데 여기서는 자신이 목마르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목마름은 단순한 육체적 목마름이 아닌 세상을 향한 강렬한 구원 의지를 표현하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의 목마름은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하나님 아버지를 향한 순종을 완성하시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며 그로써 자기 백성에게 생수, 즉 성령을 주시고자 하는 간절한 바램을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예수님은 목마름을 신 포도주로 해갈하시는데 이 또한 의인의 고난을 묘사한 시편 69:21절의 말씀을 이루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신포도주를 듬뿍 적신 해면을 우슬초 대에 끼워 예수님의 입에 대는데, 우슬초는 요한복음에만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우슬초는 출애굽시절 이스라엘 백성들의 구원을 위해 문 틀에 어린 양의 피를 바를 때 사용하던 나무였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유월절 어린양으로 죽으셔서 구원을 이루기 위한 것임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그 후 "다 이루었다"고 선포하신 후 숨을 거두셨습니다. [오늘의 묵상포인트] 1. 예수님은 누구신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는 패배이자 실패였지만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승리이자 완성이었습니다. 우를 구원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모든 뜻을 이루신 것입니다. 그래서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수난사건이 아니라 예수님의 영광사건이 되는 것입니다. 2. 내게 주시는 교훈은 무엇인가? 요한복음에는 많은 아이러니, 역설이 등장합니다. 우리가 믿는 십자가도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는 미련하고 어리석은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 십자가는 지혜이며, 진리입니다. 우리는 십자가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오늘의 기도] 주님, 십자가에서 죽는 순간까지도 끝까지 순종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하루 십자가 사랑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우리들이 되게 해주십시오. 십자가를 통해 우리에게 목마름을 해갈해주신 은혜를 기억하겠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참고서적] 요한복음주석(조석민), 요한복음 어떻게 읽을 것인가(성서유니온), ESV스터디바이블, 매일성경 ‘묵상과설교해설집’, 독일성서공회해설 [배경음악] 크리스천BGM #매일성경큐티 #십자가 #유대인의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