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14 [아빠육아휴직 기획 3편] 24시간 '육아모드'‥베테랑 아빠의 1년 육아일기
아침 7시 50분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고, 아이들 손이 다치지 않게 문 틈새를 고정합니다 아이를 흔들어 깨우고 밥솥에서 밥은 반공기만 담습니다 냉장고 반찬이며 조리기구 위치까지 이제는 따로 적어놓 지 않아도 될만큼 익숙합니다 육아휴직 11개월차 베테랑 육아아빠 추주형씨의 아침 일상입니다 INT_ 추주형 _육아휴직 11개월차 이론적으로도 많이 생각하고 했었는데, 몸으로 하다보니까 다 필요없더라고요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해야되고, 그게 몸에 익다보니까 그게 숙련도고 업무 숙련도고 육아휴직 전까지 아내에겐 육아의 짐을 나눠갖는 아이들 에겐 친구 같은 아빠라고 자부했던 주형씨 그런 생각이 오만했다고 느끼는 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24시간 계속되는 육아에 끝없는 집안일까지 차라리 직장생활이 낫다고 생각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미안했던 건 지금껏 모르고 살았던 아이들의 진심을 알면서부터입니다 INT_ 아빠한테 맞춰주려고 노력을 했던 거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미안한 일이죠 지금은 제가 맞추려고 하고, 아이의 심경변화나 신체변화에 더 예민해졌고 그래도 1년의 휴직 동안 단 한번의 후회도 없던 건 곁에서 육아를 함께 한 아내 덕분입니다 INT_ 추주형 육아휴직을 같이 하다보니 말그대로 동료직원[아내]하고 하루의 일과도 계획할 수 있고 육아 스트레스도 같이 풀 수 있고 INT_ 김혜미 _ 아내 정서적으로도 서로 같은 걸 공유하는 거잖아요 예전에 큰 아이 키울 때는 힘들어 언제와 퇴근 언제해 이렇게 맨날 독촉했는데 지금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주형씨는 지난 1년동안 육아는 엄마 전담이라는 편견의 벽에 맞닥뜨려야 했습니다 여자화장실에만 있는 기저귀 교환대부터 남성출입금지라고 버젓이 쓰인 수유실까지 아빠가 수유를 할 수 있었다면 훨씬 낫지 않았을까라는 바보 같은 생각까지 한 적도 있었습니다 INT_ 추주형 [수유실에] 남성출입금지로 써 있는 곳도 꽤 있어요 그럴 때는 육아가 여성의 전유물로 인식이 돼 있는 거잖아요 남성 출입금지라는 말 자체가 전문가들은 남성의 육아가 단순히 돕는다는 차원이 아닌 부모로서 가족으로서 당연한 의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INT_ 강경희 대표 _ 서울여성가족재단 직장문화 자체가 아이가 생기게 되면 엄마, 아빠가 함께 돌보는 것이고, 사회가 아이를 함께 돌본다는 인식을 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사직서를 쓰는 심정으로 이번 육아휴직을 감행했다는 주형씨 둘째가 유치원에 갈 4년 뒤엔 아빠 육아휴직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분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