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업이익 9조 줄어들고 한국 수출은 4개월 연속 감소하는 이유. 반도체.
출간 26일만에 3쇄를 찍은 쉽고 쉬운 경제 상식 책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상식'을 만나보세요 경제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31가지 주제만을 다룹니다 (예스24) (알라딘) (교보문고) (인터파크) (반디앤루니스) 제 블로그에 오시면 방송의 모든 내용을 글로 읽으실 수 있습니다 팟캐스트 '써먹는 경제경영'을 들으시면 제 방송을 가장 먼저 만나실 수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경제경영 해설사 홍선표 기자입니다 오늘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일년 만에 60% 줄어들고 한국의 수출은 4개월째 줄어들고 있는 이유 반도체 산업의 슈퍼 호황이 끝난 게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 수출의 20%는 반도체를 수출해서 번 돈이다’라는 제목으로 방송을 마련해봤습니다 평소 경제 뉴스를 관심 있게 보시는 분들이라면 최근 한국 경제, 그 중에서도 수출과 관련된 걱정스러운 기사들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 텐데요 ‘2018년 12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출액이 네 달 연속으로 일 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는 기사가 대표적입니다 수출액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상품수지, 그러니까 한국의 수출한 상품의 금액에서 수입한 상품의 금액을 뺀 금액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2월 기준 한국의 상품수지는 54억8000만 달러, 약 6조2300억원이었는데요 2014년 7월 이후 가장 작은 규모였습니다 이런 소식들이 전해지자 경제 전문가와 언론에선 한국 수출이 위기에 처했다면서 수출 감소에 대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데요 이처럼 최근 몇 달 새 수출이 크게 줄어든 주된 이유는 반도체 수출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전체 수출에서 20~25%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주문도 줄어들면서 수출도 타격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최근 들어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고 해외 수요도 크게 줄어든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이와 함께 2017년부터 2018년 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인 반도체 슈퍼 호황의 이유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반도체산업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서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19년 3월 26일 삼성전자는 “예상보다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반도체의 사업환경이 악화돼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리 발표했습니다 원래 주식회사들은 법에 따라 매 분기마다 회사가 벌어들인 매출과 이익이 얼마나 되는지를 공개해야하는데요 이런 실적 발표는 해당 분기가 끝난 다음달 초에 이뤄집니다 2019년 1분기 실적 발표는 그해 4월 초에 이뤄지는 식이죠 그런데 삼성전자는 1분기가 끝나기도 전인 3월 26일에 ‘시장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돈을 벌지 못 했다’는 사실을 미리 발표합니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실적을 발표하기 전에 이렇게 미리 실적이 안좋다고 알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삼성전자가 이렇게까지 한 건 투자자들이 예상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삼성전자의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공식 발표 날에 투자자들이 깜짝 놀라서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우는 바람에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해 예방주사를 놨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2019년 4월 5일에 공식적으로 발표된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년 전인 2018년 1분기와 비교해서 매우 크게 떨어진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우선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서 14% 하락한 52조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고요 더욱 충격적이었던 건 영업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서 60%나 급감한 6조2000억원에 그쳤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이 방송을 듣고 계신 청취자 분들 중에서 많은 분들이 회사에 다니시는 직장인이실텐데요 개인으로 치면 1년 전에 비해서 월급이 60%나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업이익이 60%나 줄어들었다고 하면 웬만한 대기업이라고 해도 주가가 출렁일 수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실적발표 당일, 주가는 0 21%인 100원이 떨어지는 데 그쳤습니다 오히려 실적 발표가 있던 4월 5일 하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은 439억원 어치나 사들였습니다 그 이유는 삼성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걸 이미 많은 투자자들이 오래 전부터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60%나 줄어든 게 회사가 만드는 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반도체 산업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상승과 하락 사이클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삼성전자는 크게 반도체 사업부, 갤럭시 시리즈와 같은 스마트폰을 만드는 IT‧모바일(IM)사업부,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만드는 소비자가전(CE) 사업부, 그리고 TV 등을 만드는 디스플레이 사업부 등으로 나눠집니다 각 사업부별로 돈을 얼마나 벌어들였는지는 전체 실적을 발표하고도 시간이 조금 더 지난 뒤에야 공개되는데요 이 방송을 녹음하고 있는 2019년 4월 7일에는 아직 사업부별 실적은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증권사에서는 증권사가 갖고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사업부별 실적도 추정해서 발표하는데요 하나금융투자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겠습니다 하나금융투자에서는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을 4조1000억원 흑자, IT‧모바일 사업부는 2조4000억원 흑자, 소비자가전 사업부는 3000억원 흑자, 디스플레이 사업부는 6000억원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사업부 중에서 1년 전과 비교해서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이 바로 반도체 사업부였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2018년 1분기에 11조5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었는데요 1년 사이에 영업이익이 65%나 줄어들었습니다 반도체 사업부의 이익이 이처럼 크게 줄어든 이유는 간단합니다 삼성전자가 주로 판매하는 메모리반도체, D램의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력상품 중 하나인 PC용 DDR4 8기가바이트 D램의 고정거래가격은 2018년 8월 한 개당 8 19달러에서 2019년 3월 4 56달러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7개월 만에 가격이 44%나 떨어진 건데요 가격 자체가 크게 떨어진 데다 상품을 찾는 수요도 줄어들면서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만들어 파는 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이죠 여기까지만 설명드리면 많은 청취자 분들이 ‘아니 반도체가 농산물도 아니고 어떻게 몇 개월만에 그렇게 가격이 폭락할 수 있지’라고 생각하시면서 궁금해하실 거 같은데요 다른 공산품들 예를 들어 자동차나 스마트폰, TV와 같은 제품들도 경기에 따라서 사려는 수요가 줄어들거나 늘어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도체처럼 가격이 몇 달만에 폭락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경기가 안 좋다고 해도 갑자기 자동차가 몇 달만에 가격이 반값이 되는 경우는 없죠 하지만 반도체는 다른데요 지금부터는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반도체는 전형적인 B2B, 그러니까 기업 간 거래 상품입니다 일반 소비자가 전자제품 판매점에 가서 ‘D램 반도체 하나 주세요’라고 말하는 경우는 없죠 B2B 제품이기 때문에 그만큼 전자업계의 업황에 따라서 그 수요가 크게 달라지고요 199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D램 반도체 가격을 그래프로 나타낸 모습을 보면 마치 주파수 모양처럼 위로 쭉 올라가다가 뚝 떨어지고 다시 위로 쭉 올라가다가 뚝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시기별로 수요와 공급, 가격이 크게 변한다는 말입니다 오늘날 삼성전자와 SK의 주력상품인 D램과 같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는 전 세계적으로 다섯 곳의 ‘빅 플레이어’만 남아있습니다 업계 순위대로 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 웨스턴디지털 이렇게 다섯 곳인데요 어떻게 해서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이 다섯 개 업체가 장악할 수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