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죽지 않게] 중대 재해 뒤에 서명…“증거 조작” / KBS 2023.02.20.
[앵커] 지난해 말 폭발사고로 6명의 노동자가 죽거나 다친 경남 밀양의 한 기업에 대해 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를 막기 위한 사전 절차에 노동자들이 참여했다는 기록이 조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입니다 사측은 정상적인 절차 뒤 서명만 뒤늦게 진행했다는 입장입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 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폭발 사고로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밀양 한국카본 노동계는 지난달 이 회사를 중대재해처벌법 등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회사가 법에 근거해 반드시 해야 하는 '위험성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위험성 평가'는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부상과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 크기가 허용 가능한 범위인지 평가하는 제도, 이 과정에 작업장 근로자를 참여시키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성훈/민주노총 한국카본지회장 : "위험성 평가라는 게 정확하게 어떻게 평가를 하는 건지 모릅니다 10명, 20명에게 물어봐도 위험성 평가라는 것 자체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있어요 "] 사측이 지난주 노동자들에게 배포한 서명지, 지난해 3월과 9월, '위험성 평가'에 일부 노동자가 참여했다고 돼 있습니다 노동계는 서명지를 근거로 사전에 하지도 않은 위험성 평가를 한 것처럼 증거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향후 중대법 위반 처벌에서 구형과 양형에 유리한 판단을 받기 위해서라는 분석입니다 [김병훈/민주노총 경남본부 노동안전보건국장 : "(안전보건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사후에 이런 증거 조작으로 인해서 면죄부를 받는다면 앞으로도 이런 것들이 반복될 것이다… "] 사측은 '증거 조작'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노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위험성 평가를 정상적으로 했고, 해당 서명 용지는 위험성 평가와 무관한 교육 서명 용지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노동계가 제기한 증거 조작 의혹에 대해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재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