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도급 갑질에 자료 은폐까지…현대중공업 과징금 208억 / KBS뉴스(News)
현대중공업이 강제로 납품가를 깎는 등의 수법으로 수년간 하도급 업체에 이른바 갑질을 해오다 적발됐습니다. 피해업체가 200곳이 넘는데, 현대중공업은 공정위 조사를 앞두고 조직적으로 관련 자료를 숨기거나 폐기하기도 했습니다. 석민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현대중공업 본사. 직원들이 분주히 물건을 옮깁니다. 컴퓨터도 있습니다. CCTV에 찍힌 것만 사흘간 이 작업이 계속됐습니다. 직원들은 사내 메신저로 "조사가 나오니 빨리 PC를 바꿔야한다", "PC가 어디로 갔는지 절대 알려지면 안된다" 며 상황을 공유했습니다. 공정위 조사결과 교체한 컴퓨터만 100여 대, 하드디스크도 2백 개가 넘습니다. [윤수현/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장 : "교체된 사실 및 중요 자료를 별도로 보관한 외부 저장장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확인하였고…."] 현대중공업은 2015년 48개 선박 부품 업체를 불러 납품가의 10%를 깎고, 안 그러면 강제적 구조조정이 있을 거란 압박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2천여 건의 추가 공사를 주문하고 요청 대금의 4분의 1만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하도급업체가 못받은 돈이 100억 원. '선 시공 후 계약' 도 만연했습니다. 207개 업체에 5만여 건의 일을 맡기면서 계약서는 열흘 가까이 늦게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청업체들은 지금도 이런일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김도협/하청업체 대표 : "일을 하고 난 뒤에 '이 공사는 얼마입니다'라고 얘기를 해버리니까 문제가 계속 발생을 하는 거죠."] 공정위는 과징금 208억 원을 부과하고 회사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또, 같은 혐의로 조사받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도 조만간 제재 수위를 결정합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