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M] 산불로 철장 속 숯덩이 된 개농장 개들…허울뿐인 동물보호법 [MBN 종합뉴스]

【 앵커멘트 】 서울 면적의 1/3을 잿더미로 만들었던 동해안 산불이 발생한 지도 이제 한 달이 다 되어가죠 산불은 사람뿐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큰 재앙이었는데, 철장에 갇혀 다가오는 불길을 맞을 수밖에 없던 개농장 개들도 있었습니다 산불이 드러낸 불법 개농장의 실태를 탐사M 심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3주 전 화마가 휩쓸고 간 경북 울진의 개농장 다닥다닥 붙은 철창 속 개들이 쉴 새 없이 짖어댑니다 산불 당시 철창에 갇힌 채 불길을 피하지 못한 개들 일부는 까맣게 타 숨졌고, 남은 개 120여 마리가 오갈 데 없이 남겨졌습니다 ▶ 인터뷰 : 동물권단체 케어 자원봉사자 - "처음에는 저희가 철창을 열고 밥을 주려고 해도 저희 쪽으로 다가오지도 않고…겁먹어서 돌더라고요 " 대부분이 50kg가 넘는 대형견인데, 허락된 공간은 가로 75cm에 세로 약 120cm, 0 3평뿐입니다 ▶ 스탠딩 : 심가현 / 기자 - "식용으로 길러진 이 개들은 배설물을 치우기 쉽도록 이렇게 바닥까지 철창으로 뚫린 '뜬장'에서 지내야 하는데, 철창 아래로는 오래된 배설물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 배설물 냄새가 진동하는 농장 곳곳에는 잘린 채 부패한 발과 꼬리, 정체불명의 하얀 뼛조각이 나뒹굴고, 도살장 안에 남아 있는 개를 목매달던 밧줄과 날카로운 도구가 도살 환경을 짐작게 합니다 ▶ 스탠딩 : 심가현 / 기자 - "구조 전까지 농장주는 이렇게 가스통을 반으로 쪼개 밥그릇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산불 당시 가스통이 터지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 농장 주인은 산불 이후 농장 소유권을 포기했고, ▶ 인터뷰(☎) : 울진 개농장주 - "울진에서 개농장 얼마 전까지 운영하셨는데… " - "난 몰라요 " 법적 보호 의무가 있는 지자체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울진군청 축산과 - "담당자분 말로는 소유권이 왜 우리한테 넘어온 건지, 이걸 왜 우리에게 넘기는지 모르겠다… " 울진과 같은 불법 농장을 포함해 전국에 남은 개농장은 2,000여 개 모호한 현행법 탓에 단속도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신수경 / 변호사 - "현행 축산법상 개는 가축에 해당하지만, 축산물위생관리법상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도살 관련되거나 식품 관련된 내용으로는 개입할 수가 없습니다 " 동물보호법상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로는 처벌할 수 있지만, 증거 확보가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 인터뷰 : 조희경 / 동물자유연대 대표 - "현장을 못 잡았기 때문에 안 되는 거죠 건축법·폐기물관리법이라든가가 아니면 정말 동물을 아주 잔인하게 학대하는 걸 발견하지 않는 이상 (개농장은) 거의 처벌을 받지 않고 있어요 " 무허가 동물 생산·판매도 벌금 500만 원에 불과해 있으나마나입니다 개 도살과 식용 판매 자체를 금지하는 법안이 2020년 12월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해 출범한 정부의 '개 식용 종식 위원회'가 다음 달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 주목됩니다 탐사M이었습니다 [gohyun@mbn co kr] ☞ MBN 유튜브 구독하기 ☞ 📢 MBN 유튜브 커뮤니티 MBN 페이스북 MBN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