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짚을 겨울 식량으로…사람과 두루미 ‘공존 실험’

볏짚을 겨울 식량으로…사람과 두루미 ‘공존 실험’

앵커 멘트 AI 발생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철새는 요즘 달갑지 않은 손님이죠? 그런데 들녘의 볏짚을 겨울 식량으로 양보해가며, 철새 보호에 나선 농민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게 오히려 AI 확산을 막는데 효과적이라는데요 변진석 기자가 세계 최대 두루미 도래지인 철원 평야를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백마고지에서 바라본 민통선 넘어 철원평얍니다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두루미와 재두루미 떼가 긴 목과 다리로 우아한 자태를 뽐냅니다 북방에서 이달 초부터 모여든 두루미는 줄잡아 4천 마리에 달합니다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철새들이 모인 곳은 가을걷이 뒤 볏짚을 남겨둔 채 일부러 물을 채운 '무논'입니다 한겨울에도 물을 흘려줘서 좀처럼 얼지 않는 논이다 보니 물속에는 두루미들의 먹이가 아주 풍부합니다 두루미들은 먹이도 먹고 이곳에서 잠도 잡니다 볏짚을 사료로 내다 팔면 많은 수익을 챙길 수 있지만 농민들이 두루미 보호를 위해 겨울 식량으로 남겨둔 겁니다 덕분에 올해 이곳을 찾는 두루미는 2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인터뷰 전흥준(농민) : "날아가는 모습이 진짜 멋있지 않습니까?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냄으로써 철원에 어떤 부가가치를 창출해내고 "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마련되면 그만큼 AI 확산 방지에도 효과가 있을 거란 평갑니다 인터뷰 곽정인(환경생태연구재단 센터장) : "좋은 서식지를 만들어줘서 이동하는 것들을 좀 더 잡아둘 수 있다면 아무래도 AI 확산을 막는 데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겠죠 " 세계최대 두루미 도래지인 철원, 사람과 철새가 공존을 모색하는 새로운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