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K]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중, 존재감 키우는 튀르키예 / KBS 2022.09.06.](https://krtube.net/image/ZYis5_u3MFc.webp)
[글로벌K]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중, 존재감 키우는 튀르키예 / KBS 2022.09.06.
최근에 국명을 터키에서 튀르키예로 변경한, 튀르키예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국제 외교 무대에서 그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미국의 나토 동맹국이면서도 서방의 러시아 제재엔 동참하지 않는 등 '줄타기 행보'를 하고 있는 건데요. 한국외국어대 터키·아제르바이잔어과 오종진 교수님과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 튀르키예가 나토가입부터 곡물수출, 자포리아 원전 시찰까지 중재외교가 활발한데요? [답변] 네, 최근 튀르키예의 대외적인 행보는 매우 광폭적이라 할 수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튀르키예를 잘 모르시는 분들의 경우 최근 행보를 보시며, 저 정도의 역량과 정치력이 되나? 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는데요. 실제 튀르키예는 서유럽 열강들과 수 세기 동안 대립과 협력을 했던 오스만제국의 후신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튀르키예는 남부 유럽과 중동 그리고 중앙아시아 지역의 주요 주축 국가(Pivot State)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21세기 들어서면서, 튀르키예는 동서 문명의 교두보뿐만 아니라 유럽과 주변 지역을 연결하는 에너지 회랑국, 곡물 회랑국, 난민 회랑국 역할을 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튀르키예의 국제정치-경제적 역할과 위상은 확대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부연 설명을 드리면, 튀르키예는 러시아는 물론, 중앙아시아 지역의 원유와 가스를 러시아 경유 없이 서방으로 직접 연결하는 송유관과 가스관을 통제하고 있는 에너지 허브 국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튀르키예는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함께 많은 농산물을 서방에 공급하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또 서방으로의 유통 통로인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원전 문제의 경우, 튀르키예는 이전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중요한 간접적인 피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튀르키예는 자국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그 어느 때보다도 원전 사고에 대해 적극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이 유출된다면 터키 역시 피해가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튀르키예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의 대화통로 역할을 하면서 평화협상 등의 중재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뭔가요? [답변] 러시아와 튀르키예는 역사적으로도 오랜 애증의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로, 양국 모두 자국의 실리에 따라 협력과 경쟁을 반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튀르키예의 경찰이 행사 도중 대국인 러시아의 대사를 암살하고(2016), 터키공군이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했음에도(2015), 큰 정치적 문제없이 양국은 여전히 지역 현안과 안보를 위해 협력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 상식적인 선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오히려 자국의 미사일 방호체계(S-400 미사일)를 튀르키예로 수출하는 등 양국은 서로를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역시 튀르키예의 중요한 이웃으로, 튀르키예는 독립 이후 꾸준히 교류를 증진하고 경제협력을 확대해 왔습니다. 특히 튀르키예는 우크라이나의 탈 소비에트 행보(군사적, 경제적)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양국의 관계 역시 중요한 동반자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튀르키예는 오스만제국이 그랬던 것처럼, Swing State로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그리고 서방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하며 자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실리 또한 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방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튀르키예는 러시아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채 러시아의 대외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일부 러시아인들은 여전히 튀르키예 지중해 해변에서 여름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반면, 튀르키예는 우크라이나에 대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일부 난민들도 수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군사적으로도 주요 방산 물품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어 러시아의 군사적 참패와 후퇴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만큼 튀르키예의 지-전략적(Geo-Strategic) 가치와 역할이 크기에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3선에 성공하기 위해서 더욱 외교에 힘을 쓴다는 평가도 있는데요. [답변]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2년 집권한 이래 계속해서 터키의 정치권력을 쥐고 있습니다. 어느덧 집권 20년 차가 된 현 대통령은 어쩌면 현재 집권 후 가장 불안정한 정국을 맞이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경제 상황은 물론 정치적 상황 역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는 매우 불리한 상황이 아닌가 합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년 6월이면 대통령 임기를 마칩니다. 법적으로 대통령직을 연임하기 위해서는 현 임기를 중간에 그만두고 조기 대선을 치러야만 합니다. 현재 터키 야당 세력들도 현 정부의 조기 대선 카드를 받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즉 정치적 전면전을 통해 정국을 바꾸겠다는 의도라 할 수 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 입장에서는 현재의 경제 위기를 단기간에 호전시키기 어렵기에, 터키의 국제정치적 역할과 위상을 강화함으로써 민족주의 정서를 고취하여 국내 정치적 난관을 돌파하려는 것입니다. 따라서 터키는 현재 자국과 관련된 국제정치적 이슈를 주도하는 면모를 보임으로써 줄어드는 국민적 지지를 만회하려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내년 3월이나 5월경 조기 대선이 있을 때까지 터키 정국은 다소 불안하지 않을까 합니다. [앵커] 튀르키예가 최근 터키에서 국명을 변경해 우리나라에선 튀르키예로 부르는데요. 막상 국제기구를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선 기존 명칭을 그대로 쓴다고요? [답변] 현 터키 정부는 영문명 Turkey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측면, 즉 ‘칠면조’라든가 ‘비겁자,’ ‘겁쟁이’라는 의미가 터키 국명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터키어 국명을 Türkiye(튀르키예)로 변경하였고, 유엔은 물론 각국 외교부에도 이렇게 변경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많은 현지 전문가들은 튀르키예가 이번에 국호를 바꾸게 된 데에는 정치적인 이유도 깔려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현재 튀르키예 내에서도 Türkiye로 국명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 찬반양론이 있습니다. 터키는 현재 다양한 지역에서 각 나라의 언어와 국가 특성을 반영하여 다양한 외국어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들 중 Türkiye(튀르키예)로 국명이 바뀐 곳은 한 곳도 없음을 확 했습니다. 그 이유를 여러 유관자들과 논의한 결과, 자국의 언어에서는 튀르키예가 우려하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뜻이 없으며, 나아가 기존의 표현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와 연속성, 그리고 역사성 맥락 측면에서도 기존의 표현을 계속하는 것이 더 좋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현재 영어가 아닌 다른 외국어에서(러시아, 독일어, 스페인어, 불어, 일본어, 중국어, 태국어 등) 튀르키예로 바꾼 사례는 없습니다. 튀르키예로의 변경은 한국 국민들 사이에서 많은 혼란과 기존과의 단절만을 야기할 수 있다고 봅니다. 터키의 역사성, 브랜드성 그리고 기존과의 연속성을 위해서도, 터키 역시 튀르키예와 터키라는 용어를 함께 사용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KBS 기사 원문보기 : http://news.kbs.co.kr/news/view.do?nc... ▣ 제보 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 이메일 : [email protected] #러시아 #우크라이나 #튀르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