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 덮친 산불…막막한 주민들 / KBS  2023.04.03.

민가 덮친 산불…막막한 주민들 / KBS 2023.04.03.

[리포트]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홍성의 한 마을, 불에 타고 무너진 주택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습니다 잿더미가 된 집에선 아직도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대대로 살아온 집에서 옷가지 하나 챙겨나오지 못했다며 70대 노부부는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김희경/홍성군 서부면 : "아버지가 여기 사신지 좀 오래되셨는데, 여기에 다섯 식구가 살아요 이쪽에 살고 이쪽에 살고 그런데 숟가락 하나도 못 건졌으니 "] 수십 년 동안 가꾼 집은 1층이 모두 불에 타 어디가 부엌인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갑자기 들이닥친 산불에 겨우 몸만 빠져나왔습니다 [엄순희/홍성군 서부면 : "빨간 구름이 막 오더라고 비 오려는 줄 알았어 처음에는 하늘로 불꽃이 올라서 넘어 닥치니 나는 저기로 도망가려고 했더니 또 저쪽으로 (불이) 붙어서 타잖아요 "] 대피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운 이재민들도 속이 타들어 가지만 도무지 방법이 없습니다 [박영순/홍성군 서부면 : "심정은 말할 것도 없죠 어떻게 말할 수가 있나 누가 잘못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답답해서) 참느라고 죽어 "] 삽시간에 번진 불로 긴박했던 순간을 떠올리면 아직도 아찔하기만 합니다 [김영선/대전시 흑석동 : "말도 못했어요 동네가 하나도 안 보여요 이 앞으로 나와서 다 대기하고 있고, 소방차도 들어가지 못하고 불꽃 때문에 "] 평화롭기만 했던 마을, 산불이 몰고 온 거센 화마에 순식간에 삶의 터전을 모두 잃었습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