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G] 저의 어머니를 찾습니다
http://home.ebs.co.kr/ebsnews/menu2/n... 인터뷰: “어머니는 전쟁터에서 거의 매일 제게 보내는 편지를 일기에 썼어요. “사랑하는 내 어린 딸, 오늘 잘 지냈니? 외할머니 말씀 잘 듣고 있지? 엄마는 꼭 우리 딸에게 돌아갈 거야.”라고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EBS 뉴스 시청자 여러분. 저는 흐엉 리입니다. 현재 BBC의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있어요.제 어머니인 두옹 티 수안 퀴는 북베트남의 첫 번째 여성 전쟁특파원이었어요.” 전쟁이 한창이던 1968년의 베트남. 하노이에 살고 있던 흐엉 리의 가족들에게, 어머니 퀴가 놀랄만한 말을 꺼냅니다. 인터뷰: “어머니는 저널리스트로서 베트남 전쟁에 직접 참전해 취재하고자 하셨어요. 역사의 현장에서 보도하는 것이 당신의 의무라고 생각하셨어요.” 퀴는 베트남 전쟁의 격전지인 중부 베트남으로 떠났습니다. 그녀는 이른바 호치민 루트로 불리는 울창한 밀림을 뚫고 이동해야했는데요 걷는 것 말고는 그 어떤 교통수단도 없는 험준한 길을 무거운 배낭을 메고 밤낮없이 걸었습니다. 베트남의 보급선을 끊기 위해 미군이 대량 폭격을 가했고 퀴는 수많은 젊은 베트남 병사들이 죽어가는 비극을 눈앞에서 봐야 했습니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을 전쟁 일지에 기록했습니다. 베트콩 게릴라들과 이동하던 그녀는 당시 미국의 동맹국이었던 한국의 청룡부대를 맞닥트리게 되었는데요, 한국군의 총격에 퀴는 부상을 당했고 그 뒤로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무려 3백만 명이 넘는 전사자를 낸 참혹한 전쟁이 끝나고, 어린 흐엉 리는 하노이 거리에서 깃발을 높이 흔들며 행진했습니다. 인터뷰: “우리 가족은 낮에는 전쟁에서 돌아온 아버지의 귀환과 종전을 기뻐했지만 해가 지면 조용히 어머니의 죽음을 애도했어요. 햇빛 아래에서는 웃고 어둠 속에서는 울었어요.” 그 뒤로 오늘날까지, 흐엉 리와 가족들은 퀴의 유해를 찾기 위해 그녀가 마지막으로 실종된 곳과 인근 지역을 수없이 수색했고 한국과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군인단체에도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인터뷰: “어머니의 유해를 찾는 데 도움이 될 무언가를 기억하는 분이 계시면 꼭 알려주세요. 언젠가는 어머니가 생을 마감한 장소와 유해를 찾고 어머니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흐엉 리는 어머니를 따라 저널리스트가 되었습니다. 인터뷰: “전 분쟁지역에 상당히 많이 갔어요. 분쟁지역에 있을 때는 더욱 어머니 생각이 나요. 어머니가 전장과 분쟁지역을 취재하면서 어떠셨을 지에 대해 생각해요. 어머 니를 위해, 어머니가 너무 빨리 잃어버린 생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야한다고 생각해요.” 베트남에서는 시신을 찾아야 추모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지금도 많은 유족이 가족의 유해를 찾고 있어요. 과거는 흘러가 사라지는 게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