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백일법문] 24일차 법문 "화엄종이 말하는 체(體)와 용(用) : 법계가 체(體)이고, 인과가 용(用)이다"  1967년 12월 28일

[날짜별 백일법문] 24일차 법문 "화엄종이 말하는 체(體)와 용(用) : 법계가 체(體)이고, 인과가 용(用)이다" 1967년 12월 28일

불교의 근본이 쌍차쌍조하는 중도의 원리에 두고 있는 만큼 불교에서 가장 발달되었다는 화엄십현이라든가 화엄무진연기도 중도를 떠나서는 조금도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화엄연기라는 것도 그 내용에 있어서는 중도 연기라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불교교리를 올바로 알려면 중도교리를 알아야 되고 근본적으로 깨치려면 중도를 깨쳐야만 하는 것입니다. 만약 중도를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그만 탈선하여 불교가 아니고 외도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증거를 제시하여 자꾸 중도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아래에서 해석하는 내용은 대부분 현수스님의 말이며, 이것을 다시 청량스님이 부연한 것입니다. 즉, 청량스님이 현수스님의 학설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일부를 보완하여 해설한 것입니다. (1) 사문(四門) 모든 경이 각자 주장이 있으니 지금 여기서는 따로 이 화엄경의 종취를 밝힌다. 뜻을 드러냄에 자세히는 네 문이 있다. 법화경이든지 화엄경이든지 모든 경전에는 각자 주장하는 종취가 있습니다. 지금 여기서는 화엄경의 종취를 밝히는데 그것에 네 가지가 있습니다. 이 네 문이 서로 융화적으로 성립되어야만 화엄종의 종취를 알 수 있습니다. 화엄종에서는 체(體)와 용(用)을 나누어서 말할 때 법계(法界)를 체라 하고 인과(因果)를 용이라고 표시합니다. 먼저 법계, 즉 체를 포섭해서 용을 이룬다는 것은 체 이대로가 용이고 법계 이대로가 인과라는 말입니다. 이 뜻은 결국 공즉시색이라는 표현과 같은 말입니다. 화엄종에서 말하는 사사무애(事事無碍)즉 법계연기(法界緣起)라는 것도 쌍차쌍조(雙遮雙照)를 내용으로 한 중도연기(中道緣起)이지 그 밖의 다른 것이 아닙니다. 오늘은 화엄종취가 실제로 쌍차쌍조인지에 대해서 말하겠습니다. 화엄종에서는 쌍차쌍조가 화엄종취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현수스님이나 청량국사에 이르러서는 화엄종이 쌍차쌍조를 중심 내용으로 한다는 것을 결정적으로 드러내 놓았으니 지금부터 그것을 해설하겠습니다. 첫째는 따로 법계를 여는 것으로써 인과를 이루니 보현법계(普賢法界)를 인(因)이라 하고 사나법계(舍那法界)를 과(果)라 한다. 그러므로 인과가 이실법계(理實法界)를 벗어나지 않는다. (疏:처음 하나는 곧 체(體)에서 즉(卽)한 용(用)이니 곧 인과연기다.) 둘째는 인과를 모아 융화함으로써 법계와 동일함이다.둘째는 인과를 모아서 융화시킴으로 법계와 동일하다는 말은 앞의 내용을 거꾸로 말한 것입니다. 앞은 공즉시색인데 여기는 용 이대로가 체(卽用之體)로서 곧 색즉시공이라는 뜻입니다. 공(空)은 체(體)이며 이실법계고, 색은 용이며 인과로 표현됩니다. 이 둘째는 즉용지체(卽用之體)로서 용 이대로 전체가 체이며 이실법계라고 하는데, 이것은 공을 밑바탕으로 삼고 하는 말입니다. 셋째는 법계와 인과를 분명히 나타내 보냄이다.법계는 체요 인과는 용으로 여기에서 체와 용을 쌍으로 드러낸다는 것은 곧 쌍조와 같은 이야기입니다. 넷째는 법계와 인과가 쌍으로 원융하여 함께 떨어지니,성(性)과 상(相)이 섞이어 원융해서 무애자재하며 또한 열 가지 뜻이 있느니라. '법계와 인과가 쌍으로 원융하여 함께 떨어지니'라는 말은 법계라 해도 안되고 인과라 해도 안되는 쌍차에서 하는 소리입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네 문의 내용을 정리하여 보면, 처음은 즉체지용(卽體之用)으로 공즉시색(空卽是色)이고 다음은 즉용지체(卽用之體)로서 색즉시공(色卽是空)이며, 셋째는 법계와 인과의 체용쌍현(體用雙顯)으로서 쌍조를 드러내고, 넷째는 법계와 인과의 체용구리(體用俱離)로서 쌍차를 설합니다. 결국 현수스님이 화엄종취를 사문십의(四門十義)로써 나누어서 말할 때에도 쌍차쌍조를 갖고 논했고, 청량스님이 그 뜻을 받아서 소(疏)를 낼 때도 역시 쌍차쌍조의 원융도리를 갖고 화엄종취라 했습니다. 그리고 쌍차쌍조라는 중심 내용은 지금까지 해설한 대로 중도(中道)입니다. 표현하는 것은 서로간에 모른다고 해도 화엄이나 천태나 근본이 중도에 있다는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천태의 삼제원융이나 화엄의 법계연기나 모두 쌍차쌍조하는 것인 만큼 화엄종과 천태종이 소로 우열을 나눈다는 것은 아는 사람이 보면 우스운 일입니다. 자기네들끼리는 서로 낫다고 하지만 알고 보면 하나도 서로 나은 것도 없고 또 못한 것도 없습니다. 양쪽의 교리를 설명하는 방법이 서로 다르고 표현하는 것이 다 묘하지만 우열을 나눌 수 없는 것입니다. #성철스님 #백일법문 #화엄종 #체와용 [날짜별 백일법문] 24일차 법문 "화엄종이 말하는 체(體)와 용(用) : 법계가 체(體)이고, 인과가 용(用)이다" 1967년 12월 28일 백련불교문화재단 http://sungchol.org/ 성철선사상연구원 http://www.songchol.com/?skipintr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