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본색] ②암치료 구충제, 맹신하면 위험…이미 복용했다면? / YTN 사이언스

[과학본색] ②암치료 구충제, 맹신하면 위험…이미 복용했다면? / YTN 사이언스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두 번째 소식은 뭔가요? [기자]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와 여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소식입니다. 항암 구충제, '파나쿠어'와 그 성분인 '펜벤다졸'에 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앵커] 네, 아주 화제입니다. 현재 항암 치료 중인 한 개그맨은 구충제를 복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잖아요, 이렇게 갑자기 화제가 된 이유는 뭐죠? [기자] 요약해 말씀드리면요, 지난 4월 외신에 조 티펜스라는 남성의 사연이 보도됐습니다. 이 남성은 2016년 8월 소세포암 판정을 받았는데, 당시 방사선 치료를 했지만 결국 암이 온몸으로 전이돼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습니다. 100kg에서 50kg이 될 정도로 건강이 악화했었는데요, 2017년 5월 암이 완치된 겁니다. 그런데 그 비결이 5달러짜리 강아지용 구충제, '파나쿠어'고 밝힌 겁니다. [앵커] 가능한 얘기인가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한 얘기지만 많은 사람에게 효과가 있을 가능성은 극히 적습니다. [앵커] 어떤 원리가 있는 건가요? [기자] 먼저 가능한 얘기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 구충제가 기생충이 당을 못 섭취하게 해서 성장, 생존하는 것을 막거든요, 근데 암세포도 주 에너지원이 당입니다. 지난해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는 펜벤다졸이 암세포 성장을 방해해서 결국 죽게 한다는 논문이 게재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들만 가지고 이 구충제가 암을 치료했다고 믿기에는 비약이 있고, 심지어 큰 부작용마저 예상됩니다. [앵커] 어떤 점에서 비약인 거죠? [기자] 조 티펜스는 이 구충제를 먹을 때도 여러 항암 치료를 하고있는 중이었습니다. 비타민 등 암 치료에 좋다는 음식들도 먹고 있었고요, 다시 말해 대조군이 없어서 치료 효과가 순전히 구충제 때문인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실험을 설계할 때는 한 집단에게는 약을 먹이고, 다른 집단, 대조군에는 위약을 먹입니다. 위약, 그러니까 아무 효과가 없는 약입니다. 그래야만 심리적인 요인, 기타 외부 요인의 개입 없이 약의 효능을 입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 티펜스는 비타민E, 그리고 뇌전증 치료에도 쓰이는 대마 추출물 CBD를 복용하고 있었고요, 시판되지 않는 암 치료 신약의 임상시험도 함께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조 티펜스는 해당 신약 테스트를 진행하던 1,100명 가운데 자신 혼자 암이 완치됐기 때문에, 이 신약의 효과가 아닌 구충제의 효과라고 믿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복잡한 실험 설계가 전혀 없이 변인이 통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얻은 결과기 때문에 맹신하면 위험하다는 겁니다. [앵커] 비약인 측면이 있군요, 또 어떤 점이 있나요? [기자] 만약 이런 인과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효과 있는 약으로 인정받으려면 임상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임상 1,2,3상 통과하는데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 10년 넘게 걸리기도 하고요, 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통과되는 것도 아닙니다. 신약 개발이 어려운 이유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약이 효과 있는지 뿐 아니라, 부작용이 없는지, 장기 복용하면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지 사람에게 직접 테스트해야 합니다. 조 티펜스는 이렇게 암이 완치됐기 때문에 자신은 파나쿠어를 평생 복용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심정은 이해하지만 사실 위험한 발언입니다. [앵커] 대조군이 없어서 이 약의 효능인지 단정할 수 없고, 임상시험 결과가 없어서 부작용 예측할 수 없다는 거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게다가 조 티펜스는 파나쿠어를 하루에 222-500m... [YTN 사이언스 기사원문] https://science.ytn.co.kr/program/p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