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주의보에도 소백산에 간 이유는?

한파주의보에도 소백산에 간 이유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소백산 눈꽃과 상고대에 대한 갈망이 한파보다 크기에 길을 떠났습니다. 금년 첫 강추위 이기에 배낭속에 비상품들을 가득 넣고 설산 필수장비인 아이젠도 챙겼습니다. 하지만 스틱은 카메라 작업과 충돌이 되서 휴대를 안했는데 두고 두고 후회가 됩니다. 옷을 껴입고 아이젠을 착용하니 발걸음이 무거워 초반부터 몸이 무거워집니다. 다음부터는 꼭 스틱을 휴대해야지 하며 산을 오릅니다. 처음 차에서 내려 느낀 것은 눈 덮인 산간마을을 보며 1960년대 마을을 연상했습니다. 그때는 눈만 조금 오면 온 마을이 하얗게 뒤덮였죠. 눈을 뽀도독 밟으며 한걸음 한걸음 비로봉을 향해 올라갑니다. 저는 어의곡리를 출발해 비로봉까지 간후 원점회귀하지만 산악회 프로그램에는 비로봉 이후 국망봉을 거쳐 어의곡리로 돌아오는 과정도 있기에 시간이 총 7시간이 주어져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젊은 분들의 빠른 걸음을 제가 감당할 수 없다는 게 진실이겠죠. 눈으로 뒤덮여 등산로가 좁아져 교행이 어렵기에 내려오는 분을 만나면 한쪽에서 옆으로 비껴 길을 내주는데 저는 뒤에서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면 옆으로 비껴 숨을 고르며 길을 양보합니다. 확실히 고도차 1000메타는 약하지 않습니다 특히 아이젠을 찬 설산에서는 더욱 그렇지요. 그래도 쉬지않고 꾸준히 올라가니 비로봉 정상 인근에서 다 만나게 되네요. 어의곡갈림길까지의 업힐은 특별히 볼 것이 없는 길인데 오늘은 눈이 내려 나무가 흰 옷을 입으니 그 멋진 광경을 영상에 담느라 바쁩니다. 어의곡갈림길이 다가오자 하산객들이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서 내려오면서 정보를 알려줍니다. 정상부근 바람이 장난이 아니라고, 눈만 겨우 내놓고 완전무장을 했지만 정상의 칼바람은 작은 틈으로도 스며들어 매섭게 얼굴을 할큅니다. 스키고글을 한 등산객을 보면서 사전준비가 저 정도는 되야지 하며 부러워했습니다. 어의곡갈림길에서 비로봉까지가 하이라이트입니다. 비록 바람은 거세지만 국망봉, 연화봉을 비롯한 주변이 한눈에 들어오며 소백산이란 이름에 걸맞게 하얀 산들이 펼쳐지니 그저 황홀합니다. 날씨 좋은날 시간여유를 가지고 왔다면 비로봉에서 차도 마시면서 몇시간을 죽 때려도 좋으련만 바람이 거세니 체온유지를 위해서라도 서둘러 내려가야 합니다. 능선을 벗어나니 바람이 줄어 상대적으로 따뜻하게 느껴지며 편한 하산길이 됩니다만 영상을 찍느라 외부에 노출된 카메라는 저온으로 빨리 방전되 파업에 들어갑니다. 보조배터리도 저온에서는 힘을 못 쓰고. 할수없이 휴대중인 스마트폰으로 카메라를 대체하며 땜빵을 했습니다. 하산길의 쉼터에서 가져온 대형비닐로 임시로 텐트를 만들어 그 속에서 라면을 먹는 모습을 보며 옛 추억을 떠올립니다. 눈 내린 임도에서 자전거를 타며 점심식사를 비닐텐트에서 해결했는데 그 때 먹은 라면 맛은 정말 지상 최고의 음식이었었죠. 저 멀리 마을이 보이고 타고 왔던 버스도 보이는게 이제 오늘의 등산도 마무리입니다. 산행거리가 10.6km라 고도차가 1000m라도 5시간이면 충분한데 오늘은 전부 6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런 코스에서 5시간 정도에 완주를 해야 산악회를 계속 쫓아 다닐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과 과연 앞으로 몇 년간 더 이렇게 산을 즐길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즐거웠던 오늘 하루를 마감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0:00 산행요약 1:06 산행시작 3:01 능선길 5:08 어의곡갈림길 5:47 비로봉 8:05 하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