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오중주/옥창열

자연 오중주/옥창열

하늘(天) 가뭄에 단비 내려 갈증을 없애주고 뜨거운 햇볕 쪼여 오곡을 살찌우니 인간사 길흉화복이 네 손에 달렸구나 땅(地) 짓밟고 더럽혀도 한 마디 불평 없고 뿌린 대로 거두니 시비 걸 일이 없네 만물을 품에 안고서 어미처럼 길러낸다 물(水) 언제나 몸 낮추니 다툴 일 전혀 없고 더러움 씻어주니 모두가 좋아하네 천지에 마땅한 덕이 너 말고 또 있는가 불(火) 맛있는 밥 해주고 쟁기도 만들다가 한 번 화가 나면 세상을 잿더미로 문명의 영고성쇠를 쥐락펴락 하누나 바람(風) 담벼락 어림없다 그물도 소용없다 산 넘고 물을 건너 한가로이 주유하니 그 누가 제지할쏘냐 부럽기 한량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