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영상 - 설교 수정)2021년 12월 12일  대림 3(장미)주일  감사성찬례   [성공회 대학로교회]

(풀 영상 - 설교 수정)2021년 12월 12일 대림 3(장미)주일 감사성찬례 [성공회 대학로교회]

*설교 부분의 일부가 음소거 되어 다시 수정하여 업로드 합니다 2021년 12월 12일 대림 3(장미)주일 감사성찬례 1독서: 스바 3:14-20 시 편: 이사야 첫째 송가 2독서: 필립 4:4-7 복음서: 루가 3:7-18 성서이야기: “주님과 함께 항상 기뻐하십시오”(필립4:4) by 박성순 야고보 사제 대림절과 사순절은 그 지향에서 닮아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오심과 부활을 맞이하기 위하여 깨어 준비하고 기도하며 회개와 선행을 실천하는 기간입니다 그래서 두 절기의 전례색은 똑같이 참회를 상징하는 보라(자주) 색입니다 그래서 참회의 절기에 장미색 초를 밝히고 사제가 곱디고운 분홍색 제의를 입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는 우리의 희망이신 그리스도께서 오실 날이 머지않은 시점에 성탄의 기쁨을 앞당겨 표현하는 것입니다 대림 3주일은 ‘기쁨의 주일’(Gaudete Sunday) 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늘 읽은 독서는 온통 희망과 환희로 가득합니다 1독서에서 하느님은 예언자 스바니야를 통해 “시온아, 환성을 올려라 이스라엘아, 큰소리로 외쳐라, 예루살렘아, 마음껏 기뻐하며 축제를 베풀어라” 하는 노래로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시편 대신 노래한 이사야 첫 번째 송가(이사12:2-6) 에서 예언자는 하느님께서 지난날 우리를 구원하셨고,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시며, 미래에도 우리를 위해 하느님께서 큰일을 하실 것을 상기시키듯 “너희는 기뻐하며 구원의 샘에서 물을 길으리라” 고 노래합니다 2독서 필립보에서 사도 바울로 역시 “주님과 함께 항상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라고 권고합니다 필립비인들에게 편지를 쓰던 시기에 그는 연금된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바울로는 “기뻐하라” 고 말합니다 그는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도 주님이 항상 함께하신다는 것을 믿었습니다 그래서 바울로는 “아무 걱정도 하지 마십시오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그러면 사람으로서는 감히 생각할 수 없는 하느님의 평화가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 주실 것입니다 ” 말할 수 있었습니다 17세기 영국의 시인 헨리 본(Henry Vaughan) 이 “하느님 안에는 깊고 눈부신 어둠이 있다” 고 말하듯, 밤의 어둠은 영원히 계속되지 않습니다 어둠 속에서도 빛은 사라지지 않고 새벽을 기다리는 것처럼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어둠의 시간은 빛과 함께 스러질 것입니다 그런데 세례요한은 다르게 말합니다 그의 말은 온유하지도 친절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거칠고 투박합니다 요한은 세례를 받으러 나오는 사람들을 향해 “독사의 족속들” 이라고 엄청난 독설을 퍼붓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회개하고 세례를 받으라” 는 요한의 퉁명스러운 말은 앞서 기뻐하라는 예언자와 바울로의 말과 상반되는 것처럼 들려옵니다 하지만 둘은 서로 다른 메시지가 아닙니다 두려움과 회개 역시 기다림의 일부입니다 세례요한은 절제와 성찰의 대림절을 건너뛰어 성탄의 기쁨으로 다가서려는 성급한 우리를 붙잡고 하느님과 더 깊은 관계를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는 “닥쳐올 징벌을 피하라고 주가 일러주더냐? 너희는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 보이라” 고 말합니다 요한은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것으로도 너희가 지은 죄를 덮을 수 없다’라고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두려워하며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 하고 물었습니다 그는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너희도 나처럼 메뚜기와 들 꿀을 먹으며 사막의 고행자가 되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을 떠나 남은 생을 밤낮으로 기도하며 명상하라’ 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요한은 대단한 것을 요구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들이 정직하고 친절하며 관대하기를 원했습니다 우리가 유치원에서 배운 것들입니다 먼저 그는 “옷 두 벌을 가진 사람은 한 벌을 없는 사람에게 주고 먹을 것이 있는 사람은 남과 나누어 먹어야 한다” 고 말함으로서 ‘나는 다른 사람과 나눌 만큼 넉넉하지 않다’ 고 말하고 싶은 우리에게 변명의 여지를 남기지 않습니다 세리들에게는 직업을 버리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정한 대로만 받고 그 이상은 받아내지 말라” 고 권면합니다 군인들에게는 로마를 상대로 반란을 일으키라거나, 칼을 버리고 평화주의자가 되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남을 협박하거나 속임수를 쓰지 말고 자기 봉급에 만족하라” 고 일러 주었습니다 이처럼 요한은 “무엇을 해야 합니까?” 묻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실현할 수 없는 불가능한 도덕적 이상(理想) 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거창하고 위대한 업적이 아니라,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가능하고 평범한 것에서 신성함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영웅적이지 않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들 말입니다 우리들도 대림절의 마지막 촛불이 켜지기 전에 “하느님, 제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십니까?” 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질문이 우리의 영혼에 침투하여 돌처럼 굳은 마음을 깨뜨려 우리의 생각이 바뀌면 행동도 바뀝니다 회개는 감정의 변화가 아니라 생활 방식의 변화에 관한 것입니다 그것은 하느님뿐만 아니라 이웃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합니다 거기에 장미꽃보다 환한 하느님의 기쁨과 평화가 깃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