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가 된 터전…이재민들 망연자실
앵커 멘트 산불이 민가들까지 집어삼켜 대피령이 내려진 강릉 지역의 피해 주민들은 극도의 불안 속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현실 앞에 그야말로 망연자실한 표정입니다 정면구 기자가 주민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어둠 속 길게 늘어선 불길이 산 아랫마을로 타들어 갑니다 행여 불길이 덮칠까 소방차가 저지선을 구축하고, 녹취 "방수해줘 방수~" 주민들은 수돗물까지 끌어와 집 위로 연신 뿌려줍니다 인터뷰 김명기(주민) : "불이 집으로 안 들어오게 불이 집에 안 붙게 하려고 " 초속 10미터 안팎의 강풍을 타고, 불씨는 일명 '도깨비불'처럼 날아다니며 민가를 위협합니다 강풍을 타진 번진 불은 도로 아래까지 내려왔습니다 인접한 민가를 언제 덮칠지 모릅니다 급한 대로 대피소로 몸은 피했지만, 집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300여 명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인터뷰 유성향(대피 주민) : "도로 있고 다리 건너면 우리(집이)야 아유 참 지금 타고 있지 싶다 " 간절히 빌었지만, 70년 넘은 주택이 화마에 휩싸입니다 처참한 모습에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인터뷰 이우연(피해 주민) : "(관계기관이) 예고를 했어야 알지 이렇게 있으면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갑자기 불이 저기서 나고 " 날이 밝은 뒤 다시 찾은 집은 폐허가 돼버렸습니다 미처 풀어주지 못한 가축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인터뷰 피해 주민 : "(어미는) 목줄을 풀고 나와 (엉덩이 화상 입고) 산 거야 근데 새끼는 그대로 죽었더라고 닭장이 있었는데 닭들은 다 죽고 " 보시는 것처럼 연탄이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원래 주변에 창고나 보일러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금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고향을 찾은 아들딸들은 팔순이 넘은 노모 생신도 걱정입니다 인터뷰 최순영(피해 주민) : "어버이날이고 (어머니 생신이라) 모이기로 했었는데, 하여튼 여기서는 어머니 생신을 못하게 된 거죠 " 이번 산불로 강릉지역에서 잿더미가 된 주택은 모두 30여 가구! 화마가 할퀴고 간 상처가 아물려면, 긴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