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백 년 세계유산에 덕지덕지 ‘시멘트’…‘원형 훼손’ 부실정비 의혹 / KBS  2022.02.22.

4백 년 세계유산에 덕지덕지 ‘시멘트’…‘원형 훼손’ 부실정비 의혹 / KBS 2022.02.22.

[앵커] 자치단체마다 매년 수억 원씩 들여 문화재 돌봄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세계문화유산과 보물급 문화재들을 시멘트로 땜질식으로 보수해 원형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대구시 문화재 돌봄사업의 실태를 알아보는 연속 기획, 오늘은 첫 순서로 도동서원의 관리 실태를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백 년의 역사와 가치를 인정받아 201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대구 도동서원입니다. 2011년부터 최근까지 일부 훼손된 부분을 보수하기 위한 수리가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벽체와 기단, 처마 사이사이에 시멘트가 덧씌워졌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여기 시멘트잖아요. 여기 소리하고 이거하고 다르잖아요."] 국가 보물로 지정된 서원 내 중정당과 담장도 마찬가지. 확연히 다른 색깔의 재료가 군데군데 발라져 있고, 균열도 눈에 띕니다.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이건 그냥 마구잡이로 그냥 막 땜빵 수리를 한 거나 똑같아요. 세계유산 관리나 우리 서원 관리 차원에서 점검을 처음부터 다시 해봐야 할 것 같고."] 문화재청은 문화재 수리 시 원형을 유지하고, 보존 처리를 할 경우 처리 전 상태로 환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환원이 어려운 시멘트는 기와 줄눈 등 일부 공정 외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습니다. 수리 업체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문화재청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는 시멘트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관리 감독 기관인 대구시는 뒤늦게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희석/대구시 문화유산팀장 : "저희는 문화재청과 협의해서 일단은 원상 복구를 실시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수리 업체에) 응분의 책임을 묻고…."] 대구시는 이런 문화재 돌봄사업에 한 해 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그래픽:인푸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