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폭탄 vs 0원’…아파트에서 무슨 일이? / KBS뉴스(News)

난방비 ‘폭탄 vs 0원’…아파트에서 무슨 일이? / KBS뉴스(News)

요즘같은 겨울이면 집집마다 난방비가 걱정입니다. 보일러 좀 틀고 따뜻하게 지냈다가는 다음달 고지서 보고 바로 후회하게 되죠. 그런데 아껴 쓴다고 썼는데 평소보다 난방비가 많이 나오거나, 난방비가 아예 나오지 않은 아파트가 있다고 합니다.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아파트입니다. 2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인데요. 지난해 12월, 이 아파트에 수상쩍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2250세대 중에서 911세대가 (난방비가) 안 나왔다고 하니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죠."] 집집마다 난방비 고지서가 날라 왔는데, 난방비가 0원인 집이 나온겁니다. 빈집이었을까요? 아닙니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900여 세대에 난방비가 한 푼도 청구되지 않았습니다. 아파트 주민의 절반이 난방을 하지 않은 걸까요? 동파 방지를 위해서라도 아예 꺼두는 경우는 드문데, 이상한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난방비가 0원이 아닌 세대는 평년보다 난방비가 훨씬 많이 나왔습니다.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내가 항상 10만 원 미만으로 썼는데 갑자 19만 5천 원이 나온 거예요. 올해는 춥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많이 낸 거예요. 아무리 추워도 10만 원을 넘어 본 적이 없어요. 아껴 때고 절약하면서 살기 때문에 이렇게 많이 나와 본 적이 없는데."] 30년 넘게 이 아파트에 살았다는 A씨. 지난해 12월 난방비 고지서를 받고 두 눈을 의심했습니다. 두 식구 살림에 사용량까지 체크해가며 아껴썼는데 예년에 비해 두 배에 가까운 난방비가 나온 겁니다.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작년 같은 경우는 엄청 추울 때도 10만 원을 넘어본 적이 (없어요). 8만 원, 7만 원 이렇게밖에 안 냈어요."] 지난해 이 아파트로 이사 온 B씨도 올 겨울 난방비 고지서를 받고 의아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도시가스를 이용할 때 제가 고지서를 항상 4만 원이 되지 않도록 관리를 해서 고지서를 받았고 여기 이사 오면서 지역난방이 도시가스보다 훨씬 저렴하다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비슷한 온도로 유지해도 그 가격대 정도로 나올 거라고 생각을 하고 사용을 했는데 오히려 4만 원보다 훨씬 더 넘는 금액이 자꾸 나오는 거죠."] 그런데 현관 밖 계량기를 살펴보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아파트 외벽에 있는 계량기를 확인해봤더니 저희 같은 층만 해도 벌써 두세 집이 꺼져 있더라고요. 제가 옆집에 가서 물어보니까 자기네들은 난방을 쓰고 있는데 난방비가 안 나온 것 같다고 그제야 고지서를 확인하더니 저한테 말을 하는 거예요."] 계량기가 꺼져서 아예 작동이 안 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 중엔 난방비가 아예 청구되지 않은 집들도 있었던 겁니다. 고지서를 찬찬히 살펴보니 들쑥날쑥했던 난방비의 이유가 보였습니다.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8월의 난방비 단가예요. 부과 단가가 6만 원이 나왔는데 이거는 난방 사용하는 집이 얼마 없고 0원 세대들도 아직 난방을 틀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거의 정상적인 수치라고 보시면 되고요."] 그런데, 쌀쌀한 가을로 접어들자 난방비 부과 단가가 치솟기 시작합니다.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여기 10월에 와서 사람들이 난방을 집중적으로 틀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갑자기 난방비가 15만 7,883원으로 떠요. 이 단가는 0원 세대 것들을 나머지 세대들이 부담을 시작했다는 이야기고요."] 난방비 0원인 세대에 부과되지 않은 요금이 나머지 세대에 떠넘겨진 셈입니다. 이렇게 난방비 부과가 되지 않은 911세대는 대부분 계량기가 고장나거나 건건지 수명이 다 돼서 사용량 측정이 불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나는 내 것만 고장 난 줄 알았는데 왔다 갔다 하다 보니까 이 집도 안 돌아가고 이 집도 안 돌아가고 세 집이 안 돌아가는구나 하고 우리까지 네 집이다, 그 말까지 했다고 거기 (관리사무소에) 가서."] 문제는 이게 하루이틀 된 일이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