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민간인 학살 희생자 추모비 건립…“희생자 유해 추가 발굴해야” / KBS 2022.03.24.
[앵커] 진주에는 6·25 전쟁 직후, 국민보도연맹 사건 등으로 학살된 민간인 3천여 명을 기리는 추모비가 만들어졌습니다 72년 만인데요 하지만 여전히 발굴된 희생자 유해들은 컨테이너 박스에 방치돼 있고, 추가 발굴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6·25 전쟁 직후, 북한과 내통한다며 무고한 민간인들을 집단 학살한 '보도연맹 사건', 이어 진주형무소 사건과 적대세력 사건 등으로 희생된 경남 진주지역 민간인만 3천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모 공간이 72년 만에 마련됐습니다 ["영문도 모른채 끌려가 홀연히 돌아오지 못한 영령들이시여, 원한 거두시고 부디 영면에 드시어서 명복을 누리소서 "] 추모비와 함께 지금까지 확인된 민간인 희생자 292명의 명비도 세워졌습니다 [전영철/보도연맹사건 희생자 유족 : "감회가 깊죠 왜냐하면 우리가 몇 년에 걸쳐서 이것(추모비 건립 추진)을 했으니까요 한을 좀 많이 푼 편입니다 "] 하지만, 남은 과제도 많습니다 진주 야산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 안으로 들어가봤더니,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유해들이 방치되다시피 쌓여있습니다 6·25전쟁 당시 희생된 민간인 피해자들로, 현재 310여 구가 임시 보관돼 있습니다 [정연조/진주 민간인희생자유족회장 : "저희들도 참, 이 유해만 보면 암울합니다 눈물이 나고 할 말이 없어요 과연 정부에서 저지른 만행인데, 이렇게 유해를 보관하고 버려둬도 되는지… "] 추가 발굴 문제도 있습니다 진주지역에서 현재까지 파악된 암매장지는 모두 23곳 이 가운데 발굴이 진행된 곳은 9곳에 불과합니다 [이증식/진주 민간인희생자유족회 사무국장 : "우리는 하루가 급하죠 하루라도 빨리 여기 유해들이 저희 아버지나 마찬가지잖아요 양지 바른 곳에 안치를 해야 자식된 도리가 아닌가… "] 역사의 비극으로 남은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 추가 유해 발굴과 합동위령제 등 희생자 명예 회복을 위한 후속 작업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그래픽:박수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