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고원길 4구간 '섬진강 물길' 대설주의보 폭설 속 설원을 걷다
진안고원길 4구간 '섬진강 물길' 2024년 12월 21일 토요일 날씨: 대설주의보, 눈보라 헤치고 설원을 걷다 소요시간: 4시간 30분 (폭설로 다소 지체) 반용재 - 섬진강사거리 - 포동 - 가장골삼거리 - 성수체련공원 - 풍혈냉천 - 양화 - 중길교 - 오암공소 - 오암 ------------ 진안고원길 4구간은 성수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역방향으로 출발하여 오암에 이르는 12 4km 거리의 평이한 코스다 비교적 짧은 거리에 높낮이 편차가 적어 난이도 '하' 수준의 코스라 산책한다는 느낌,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금산 인근을 지날 무렵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굵고 세찬 눈보라로 변하고 있었다 쏟아지는 눈발을 보며 생기기 시작한 약간의 불안감은 버스가 진안에 접어든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점, 트래킹 출발 예정지인 성수면 행정복지센터에 도착하기도 전에 현실로 나타났다 다리 위를 앞서 가던 1톤 화물차가 위태롭게 비틀거리며 진로를 막아서다가 가까스로 후진해서 우회하여 길을 터준 뒤 3km 쯤 진행하다가 우리 버스가 경사로에서 미끌어져 꼼짝도 못하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남자들이 모두 내려 흙을 파다가 깔고 버스를 밀어 도로의 중앙으로 버스를 옮기는데 성공하기는 했지만 버스는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었다 출발 예정지까지 약 5km가 더 남은 지점이지만 여기에서부터 걷는 수 밖에 없었다 도로 한 켠 안전지대로 옮겨진 버스를 뒤로한 채 이렇게 많은 눈이 쏟아지는 산과 들과 도로를 걸어 본 적이 있었는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세찬 눈보라가 뒤에서 앞에서 옆에서 계속 따라왔다 눈을 뜨기도 쉽지 않았지만, 그리고 아이젠 덕분에 발에 몇배의 피로감이 느껴졌지만 이렇게 멋진 눈보라와 설경을 만끽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과 함께 주저없는 감사를 보낸 여행이다 트래킹을 끝낸 후 번영식당에서 '아름다운동행' 송년회가 열렸다 소박하지만 뜻깊고 즐겁고 모두에 대한 소중함이 오래도록 남을 시간이었다 -煩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