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선 트럼프, 둘로 쪼개진 미국…미국 대선 어디로?[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 KBS  2023.04.10.

법정 선 트럼프, 둘로 쪼개진 미국…미국 대선 어디로?[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 KBS 2023.04.10.

'특파원보고 세계는지금' 시작합니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이 형사 법정에 섰습니다 주인공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입니다 트럼프는 검찰이 제기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는데, 차기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 기소로 미국 사회가 또다시 극심한 분열로 치닫을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뉴욕 연결합니다 한보경 특파원, 첫 전직 대통령 형사 기소라는 초유의 사태에 미국 언론뿐만 아니라 전 세계언론의 관심이 집중됐죠?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결국 본인이 나고 자란 고향 뉴욕에 돌아와 형사 법정에 섰습니다 미국 역사상 전현직을 통틀어 대통령 기소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트럼프가 뉴욕 법원 출석을 위해 플로리다 자택을 출발한 게 이 곳 시간으로 월요일 오전이었습니다 다음날 법원 출석하고 다시 플로리다로 돌아가서 지지자들을 모아놓고 공개 연설도 했는데, 트럼프가 움직인 이 이틀간의 일정이 CNN 등 주요 방송사들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가 됐습니다 방송사들은 헬기까지 동원해 트럼프의 일거수 일투족을 촬영했고, 그야말로 한편의 '리얼리티 쇼'를 방불케 했습니다 트럼프는 기소된 첫 대통령이라는 치욕스러운 상황엔 처했지만, 공화당의 유력 차기 대선 후보로서 현재 상황을 선거에 십분 이용하고 있는 걸로도 보입니다 [앵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에게 현 상황이 꼭 나쁘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는 이번 기소를,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의 '정치적 박해'로 몰아가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는데, 이런 메시지를 언론사들의 열띤 취재 경쟁을 이용해서 지속적으로 대중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만, 장기적으론 트럼프에게 남는 장사일지, 밑지는 장사일지는 좀 두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형사 기소와 파장, 내년 대선 정국에 미칠 영향 등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현지시각 지난 4일 오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맨해튼 형사법원에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본의의 혐의를 인정하는지, 부인하는지를 판사 앞에서 진술하는 '기소사실 인부 절차'를 공식적으로 밟기 위해선데, 맨해튼 지방검찰이 기소 결정을 내린지 닷새만입니다 공개된 법정 사진 속 트럼프는 시종일관 입을 다문 굳은 표정입니다 검찰이 기업문서 조작과 관련해 제기한 34개 혐의에 대해선 '모두 무죄'라고만 짧게 답했습니다 검찰은 트럼프가 2016년 대선 기간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용' 돈을 모두 3명에게 건네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기업 문서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앨빈 브래그/미국 맨해튼지방검사장 : "(트럼프는) 2016년 대선과 관련된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그렇게 했다는(문서 조작) 증거들이 있습니다 34개의 혐의가 있습니다 모두 뉴욕주안에서는 누구든 상관없이 적용되는 중범죄들입니다 "] 법원을 나온 트럼프는 곧바로 플로리다 자택으로 돌아가 지지자들을 대거 모아놓고 연설에 나섰습니다 자신에 대한 기소를 "내년 대선을 겨냥한 엄청난 선거 개입"이라 주장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 "이 가짜 사건은 2024년 대선을 겨냥한 선거 개입입니다 당장 공소가 기각돼야 합니다 "] 트럼프는 바이든을 위해 더러운 일을 했다며 민주당원인 브래그 검사장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고, 담당 머천 판사는 트럼프 혐오 판사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이 민주당 텃밭이다보니 진영 논리를 십분 활용하고 있단 분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 "이게 바로 우리가 지금 서 있는 곳입니다 저에게는 '트럼프 혐오' 판사가 있고, 그의 가족들도 저를 싫어합니다 그의 딸은 해리스 부통령을 위해 일했습니다 "] 2020년 대선 직후 미국 사회의 극심한 정치, 사회적 분열이 빚어낸 2021년 1월 워싱턴 의회 난입 사태 기억하실 겁니다 이번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로 미국 사회는 또 다시 극명하게 둘로 나뉘어지고 있습니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석한 이 곳 맨해튼 지방법원 주변에서도 '트럼프 기소' 찬반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이클 오스틴/트럼프 지지 시위 참가자 : "트럼프는 완벽한 신사입니다 저는 계속 같이 싸우자고, 100% 지지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캐런/트럼프 반대 시위 참가자 : "아무도 법 위에 있지 않습니다 책임이 있습니다 기소인부 절차가 시작됐을 뿐이며 첫 단계일 뿐입니다 우리는 승리로 이끌 것입니다 "] 트럼프 기소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를 봐도 민심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미국 CNN방송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0%는 트럼프 기소를 지지하는 걸로 나왔지만 공화당 지지층 가운데에선 20%만 트럼프 기소를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76%는 검찰의 기소 결정에 정치적 상황이 영향을 끼쳤다고도 했습니다 기소는 지지하지만 대다수는 트럼프가 피해자라고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이제 관심은 내년 11월 치러질 대선입니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한 재판은 빨라야 내년 초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 본격적인 공화당 경선 시기와 맞물립니다 트럼프는 이 때까지 여론을 유리하게 끌고 간다는 전략이지만 지지율이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의회난입 사태 선동 의혹, 조지아주 선거개입 의혹 등의 여러건의 수사가 진행중인데, 이 건들과 관련해서도 트럼프에 대한 기소가 임박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네마 라흐마니/전 미국 연방 검사 :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문제는 이번 기소 이후에도 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심각한 범죄로 기소할 다른 검사들이 있을 거라는 것입니다 "] 때문에, 기소가 잇따르고 재판이 이어진다면 대중들의 피로감은 커질 수 있고 곧 중도층 이탈로 이어질 수가 있단 관측이 나옵니다 공화당도 일단은 트럼프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양상이지만 본선에서 민주당을 이길 수 있느냐까지 계산한다면 셈법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거의 정확히 둘로 쪼개졌던 2020년 대선보다 더 혼돈의 2024년 대선이 될 거란 전망이 그래서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한보경입니다 촬영:서대영/영상편집:전유진/자료조사:김나희 ▣ KBS 기사 원문보기 : ▣ 제보 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홈페이지 : ◇ 이메일 : kbs1234@kbs co kr #트럼프 #미국대선 #대통령기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