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소묘 / 이근모 (낭송 공은정)
비 오는 날 소묘 / 이근모 나는 한 줄기 외로운 비 외로움이 너무 커 수만줄기 소낙비가 됩니다 마음 속 그대 몰래 열어놓은 틈새로 그리움이 그리움을 씻는지금 빗소리에 잠식당한 영혼의 나래가 의지와는 무관하게 옷을 벗습니다 이 빗물 그저 그리움에 우는 아프지않은 눈물이었으면 합니다 알몸 같은 눈물이 고독의 소리와 섞이는 지금 온몸을 돌고돌아 그대의 가슴에 파고듭니다 적셔주는 들녘 땅심을 어루만져 향기로운 흙가슴의 고독일지라도 결코 외롭지 않을 사랑으로 눕습니다 사람아 사람아 그리운 사람아 비의 가슴 헤집혀 하늘은 비의 핏물을 퍼붓는데 그리하여 나는 피눈물을 줍는데 그리움을 보고 외로움을 보고 짝사랑이라고 말 한적이 있는데 이렇게 다 벗은 나는 어두운 빗소리의 긴 터널을 통과하는 또 하나의 길에서 고독을 태웁니다 이 그리움 한 줌 재가 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