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담사 수렴동 계곡의 가을(2022/ 10/ 30)
백담사에서 수렴동 계곡으로 향하는 길은 가을빛으로 물든 고요한 세상이다. 아침 안개가 서서히 걷히며 드러나는 풍경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 같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는 맑고 청아하며, 나뭇잎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이 물 위에 반짝이는 순간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붉게 타오르는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어우러진 숲은 바람결에 은은한 향기를 품고 있다. 나무들은 저마다 다른 색과 모양으로 서서히 계절의 변화를 이야기하며, 발 아래 깔린 낙엽은 바스락거리는 소리로 지나온 시간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수렴동 계곡은 물길을 따라 다양한 풍경을 펼친다. 곳곳에 형성된 작은 폭포와 고요한 웅덩이는 자연의 조각품처럼 아름답고, 차가운 물길을 따라 산새들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주변의 절벽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며, 그 위로 솟아오른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손을 뻗는 듯하다. 가을의 백담사와 수렴동 계곡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풍경이 아닌, 마음 깊이 스며드는 치유의 공간이다. 이곳에 서 있으면 세상의 소음은 어느새 잊히고, 자연이 들려주는 고요한 이야기만이 가슴 속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