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콘크리트 위 과수원, 김해시도 시공사도 나몰라라 / KBS  2022.03.23.

[현장K] 콘크리트 위 과수원, 김해시도 시공사도 나몰라라 / KBS 2022.03.23.

[앵커] 3년째 잘 자라던 감나무와 대추나무 900그루가 잇따라 말라 죽어 땅을 파보니, 콘크리트가 드러났습니다. 12년 전 고속국도 공사 때 레미콘 공장으로 사용한 뒤 시공사가 콘크리트와 산업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건데, 자치단체 감독도 허술했습니다. 현장 K,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귀농한 배순준 씨가 5년 전 사들여 일구고 있는 7천여 ㎡ 규모의 감나무밭입니다. 1m 높이 정도만 자란 채 대부분이 바짝 말라 죽어있습니다. 감나무를 살리려고 배수로를 정비한 것은 지난해 7월, 땅 밑에서 콘크리트를 발견했습니다. [배순준/감나무밭 주인 : "포크레인을 가지고 (작업을) 하다 보니까 (땅 밑으로) 한 30~40cm 들어가잖아요. 그러니까 이 콘크리트를 매설된 걸 발견을 한 거죠."] 이 뿌리가 단단한 콘크리트에 닿으면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하자 죽기 시작한 건데 이렇게 죽은 나무만 900그룹니다. 이 땅에 바로 옆 부산과 냉정을 잇는 고속국도 공사를 위해 레미콘 생산시설이 들어선 것은 2010년부터 약 5년 동안입니다. KCC 등 3개 건설사가 맡았고, 한 레미콘 업체가 하청받아 진행했습니다. 당시 계약서에는 이 땅의 '30cm를 복토하여 터를 원상복구 한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흙 위에 자갈, 콘크리트를 깐 뒤 사용 기간이 끝나면 콘크리트만 걷어내겠다고 계약했습니다. 하지만 흙을 조금만 파서 내려가도 곳곳에 자갈이 아닌 콘크리트 바닥과 폐콘크리트가 드러난 겁니다. 원청업체인 KCC의 하청을 받아 공사를 한 레미콘업체는 당시 외주업체가 현장 철거를 진행한 뒤 준공 필증을 받았고, 이 업체는 폐업했다고 말합니다. [레미콘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복구하는 외주업체한테 의뢰했더라고요. 복구만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한테. 회사가 폐업하는 바람에 이제 저희도 정확한 내용은 확인이 안 됩니다."] 농지는 농사 외에 시설물을 설치할 경우 사용 뒤 농지로 복구한다는 조건과 복구계획서를 제출해 지자체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2015년 4월 당시 절차에 따라 준공 필증을 발급한 김해시에 찾아가 봤습니다. [김해시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시점에서는 현장 확인을 한 게 단 거 같습니다. 육안으로 한 게 다인 거 같습니다. (굴착이라든지) 법상의 절차가 있지는 않습니다."] 폐콘크리트는 토양 오염을 유발해 농지 복원이 시급합니다. [유찬/경상국립대학교 지역시스템공학과 교수 : "폐기물의 분포 범위와 심도 깊이 그다음에 폐기물의 종류 이런 부분들은 좀 조사가 더 이루어져야 할 것 같고요. 확인되면 그 부분들은 제거하고 원래 농지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KBS 취재가 시작되자 김해시는 해당 물질이 콘크리트인지 성분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한 달 넘게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 양산지사는 원청인 KCC에 재조사를 요청했지만 KCC는 추가로 대응할 게 없다며 요청을 거절하고 있습니다. 현장 K, 김효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