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_05]30대 회사원의 세컨하우스 만들기 - 썩은서까래와 부러진대들보. #예천군청#부실공사](https://krtube.net/image/c8dCD49qg8Y.webp)
[EP_05]30대 회사원의 세컨하우스 만들기 - 썩은서까래와 부러진대들보. #예천군청#부실공사
개떡이와 찰떡이의 시골걔 서울걔 다섯번째 ep #30대회사원 의 #세컨하우스 만들기입니다. 오늘은 조금 슬프고 화나고 억울하고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고 왔어요. 정말이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희가 너무 무능하게 느껴지고 화나네요. 부실공사 한 것 같다며, 지금 당장 무너져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건축가의 말에... 거기서 살았던 할머니, 먹고 자고 놀던 우리..가 없을 때 발견한데 차라리 다행인건가..싶기도하고 -- 자세한 내용은 아래로 확인해 주세요ㅠ -- 공사가 시작되고 서울로 올라온 바로 다음날 전화가 왔다. 천장을 뜯어보니 대들보가 다 부러져 있고 서까래가 모두 썩어있다고..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상해있어 조금만 힘이 들어가도 와르르 내려앉을 거라는… 청천병력 같은 소리의 내용이었다. 우선 공사는 중단해두었으니, 빠른 시일 내에 내려와보셔야 할 것 같다고 지붕만 멀쩡하면 된다던 건축가의 말, 집에 비해 얇은 대들목으로 나무가 이미 쳐지기 시작했다는 목수님의 말이 머리를 스쳤다. 분명히 조그맣게 구멍을 내서 바라본 천장에서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였는데. 도대체 이게 무슨일이지? 제발.. 별일이 아니기를.. 아저씨가 조금 과장해서, 오버해서 하는 얘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예천으로 발길을 돌렸다 예천에 도착하자, 아빠의 고향 친구분들부터 동네 어르신들까지 모두 모여 계신 우리 집.. 월당화옥은 2008년 예천군에서 금당실전통마을 유교문화권사업(정식명칭 확인 중) 사업의 일환으로, 원래 있던 집을 허물고 초가집으로 새로 지어주었던 집이었다 집이 완공되고 서울에 계시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고향이었던 이 곳으로 바로 내려오셨고 2010년, 할아버지는 바로 이 초가집에서 임종을 맞으셨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도 할머니께서는 계속 이 집에서 거주하셨다. 3년 전 거동이 불편해지시면서 안동의 요양원에 계시면서도 집이 그리우시다며, 집이 편하시다며 주말마다 오셔서 하루 이틀 머물다 가시곤 하셨다 우리는 이렇게 된 이유를 파악하고자 다시..여러 목수님과 건축가 분들을 찾아 이야기를 들었다. 집을 고쳐 주시고 계시던 건축가 분은 모든 전통 가옥는 있어야 할 숨구멍이 없다고 하셨다. 천장을 칠 거라면 숨구멍이 12개 정도 있어야 결로가 생기지 않는다고. (천장은 예천군청에서 집을 지을 때 일괄적으로 쳐준 것) 이렇게 할거였다면 옻칠이라도 했어야 했다고. 대목수 분은 집 크기에 비해 너무 작은 대들보를 썼다고 했다. 옹이가 있는 나무이고 썩은 부분이 옹이부터 터져 나간걸로 보아 생채기가 있는 나무를 쓴 것 같고, 약 10년만에 이렇게 까지 된거면, 제대로 건조 시키지 않은 나무를 사용한 걸 수도 있다고, 애초에 잘못 지어진 걸 수도 있다고 조심스레 짐작하셨다. 그리고 우리 집은 그 당시 가장 마지막에 추가로 지어진 집이었다. 10년 만에 부서진 전통가옥이라… 유교마을로서 보존코자 군청에서 지어준 집인데.. 그래서 더 튼튼할걸로 생각했는데.. 속이 상했다. 아무것도 몰랐던 우리는 너무 속상해 군청에 담당자 분들을 찾아 갔다. -- 이 마을에는 여러 채의 초가집이 있다. 초가집에 살기란 여간 불편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게 아니다. 일년에 한 번 지푸라기를 새로 이어야 하고, 그 비용은 4-500만원에 이른다. 외풍으로 너무 춥고, 화장실도 밖에 있으며, 보일러는 제대로 돌지도 않았지만 월당화옥은 그럼에도 초가집으로서 그 역할을 다 했기에 이 ‘금당실’의 전통마을, 유교마을이라는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처음 집이 지어졌을 때는 군에서 짚을 이어주지 않았다. 지붕을 잇는 것이 이렇게 비싼 줄 몰랐던 마을 사람들이.. 지붕을 잇지 않을 때도..아빠와 삼촌은 지붕도 살뜰히 이고, 마을의 이장을 오래 지내셨던 할아버지는 본인 땅까지 도로로 마을에 내어주며 살뜰히 집을 챙겼다. (현재는 마을 초가 모두 군에서 일부 지원금이 나와 자부담금을 합쳐 매년 지붕을 잇고 있다) 집도 군에서 지어줬고, 처음부터 천장이 쳐져 있어 지붕은 애초에 관리도 불가능하며 굉장히 최근까지도 할머니가 살았는데 이렇게 까지 집이 망가진거라면 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동네 분들과 건축가 아져씨의 말을 믿고 힘이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7개월이 흘렀다. 민원도 넣어보고, 부탁도 드려보고, 참여하라는 사업에도 참여하고, 항의도 해 보았지만. 아무리 읍소를 해보아도 우리가 군으로부터 들을 수 있는 답변은 단 하나였다 ‘집주인의 관리부실 100%로 군청에는 아무런 책임소재가 없음’ ‘13년이나 된 집을 막 써 놓고 왜 군에 따지나’ 물에 빠진 거 구해주니까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라며 당시 해당 사업을 진행하던 담당자 잘못만하고 담당자들도 다 퇴직하고 은퇴한 마당에 이제 와서 자기네들보고 어쩌라는 거라는 답변. 100% 집주인의 관리 부실이라고 말하면서도 요청하는 서면자료는 어떠한 것도 보여 주지 않는 군청 담당자들 선례를 남길 수 있으므로 고쳐 줄 수 없다는 그의 말(도대체 무슨 선례…) 차라리 행정소송을 내라며. 행정소송을 내면 ‘져 드리겠다’는 군의 최고 담당자인 그의 말이 귓가를 맴돌아… 속이 상했다가 억울했다가, 아빠가 받았을 그 무시의 말들을 생각하면 무지 화가 났다가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우리의 모습에 결국.. 무기력한 마음만 들 뿐이다. 그리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지난 반 년동안 아빠와 우리는 많이 상처받았다 집을 새로 고쳐 달라는 것도 아니고 잘못 지어졌던 집의 지붕을 원복 해 달라는 게 이렇게 서러움을 당할 일인가… 괜히 우리가 건드려서... 아빠가 이제 아빠의 고향을 가지 못하게 될까봐… 미안하고 죄책감이 든다. 지난 반년, 그리고 어느덧 끝나버린 2021년 그리고 계속되는 예천을 떠나야 하나라는 질문.. #경북예천#군청#억울한행정 #건축#한옥건축#부실공사#발뺌행정#나몰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