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광주 간첩’ 날조 책임자는 누구? / KBS뉴스(News)

[탐사K] ‘광주 간첩’ 날조 책임자는 누구? / KBS뉴스(News)

남파간첩 홍종수는 붙잡힌지 하루 만에 기자회견장에 불려나와, 5.18에 색깔론을 입히는 인물로 둔갑합니다. 그런데 간첩 홍종수는 전혀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검거 직후 혀를 깨물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간첩 홍종수를 5.18 무장폭동 유도 간첩이라고 날조 발표한, 당시 서울시 경찰국장 염보현 씨는 전두환 정권 내내 승승장구했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수사기록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추적했습니다. [리포트] 붙잡힌 다음 날 경찰의 기자회견장에 끌려나온 간첩 홍종수. 자세히 보면 입속에 불룩하게 뭔가 물고 있는 듯 보입니다. 검거 직후 혀를 깨물어 자해를 시도한 흔적입니다. 그 후 한 달 동안 아무런 말도, 진술도 하지 못한 홍종수를 단 하루 만에 '광주 선동 간첩'으로 둔갑시킨 건 누굴까. 당시 경찰 조직도입니다. 내무부 산하 손달용 치안본부장을 정점으로, 지금의 서울지방경찰정장 격인 염보현 서울시 경찰국장, 제2담당관, 정보2과장, 실무를 담당했던 강 모 경사, 신 모 순경이 홍종수 사건의 지휘·수사라인이었던 걸로 확인됩니다. 날조된 '광주 선동 간첩' 사건을 발표한 사람은 염보현 당시 서울시 경찰국장. 염 씨를 찾아 수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거절했습니다. [염보현/1980년 당시 서울특별시 경찰국장 : "('광주에 침투를 한거다' 이렇게 발표를 하셨거든요.) 광주이야기를 왜 거기서 끌고 오시나. 난 전혀 기억도 없고 관련도 없고... (하루 만에 발표하신 건 근거가 있었나요?) 하여튼 기억이 없어요."] 발표 이틀 뒤 염 씨는 경찰국장 자리에 앉은지 4개월여 만에 경찰 총수인 치안본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했고, 경기도지사와 서울시장을 거치며 5공 정권 내내 승승장구했습니다. [한홍구/성공회대학교 교수 : "경찰 입장에서는 한 건을 한겁니다. 봐라, 북한에서 간첩이 내려왔다 하고 이걸 그렇게 포장을 해서 발표하면서 그쪽으로 몰아가는 역할을 합니다."] 신군부 세력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이른바 '붉은 칠'을 하고, 유혈진압을 정당화하는데 홍종수를 다시 이용합니다. 5.18 관련단체 등은 특별법 개정을 통한 광주민주화운동 왜곡 책임자의 사과와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