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병시절 192 - 휴가병과 마장동 터미널의 추억  2 (2사단, 노도부대, 32연대, 스키대대, 양구, 구암리, 소양호, 군대생활, 군대이야기, 마장동터미널, 오팔팔,)

나의 일병시절 192 - 휴가병과 마장동 터미널의 추억 2 (2사단, 노도부대, 32연대, 스키대대, 양구, 구암리, 소양호, 군대생활, 군대이야기, 마장동터미널, 오팔팔,)

나의 일병시절 192 휴가병과 마장동 터미널의 추억 2 휴가에서 복귀하던 모일병이 마장동 터미널에서 양구행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 호객꾼 한 사람이 다가와 그의 머리가 긴 것을 보고 이발을 하고 가라고 부추겼습니다 그러면서 긴머리로 부대 복귀했다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며 은근히 겁까지 주면서 잘해 줄테니 걱정하지 말고 이발하고 가라고 유혹했습니다 결국 그 일병은 이발소 호객꾼의 꾐에 넘어가 그 호객꾼을 따라 지하에 있는 이발소로 내려갔습니다 이발소로 들어가니 그를 맞이한 것은 짧은 치마를 입은 아가씨들이었습니다 “어서 오세요 군인아저씨 이발하고 가시게요? 잘 해드릴게요 이리로 들어오세요 ” 그런 곳에 전혀 경험이 없었던 그는 야릇한 분위기에 조금은 쭈뼛거렸지만 그 여자가 안내하는 대로 들어가니 칸막이가 되어있고 거기에 이발의자가 있더랍니다 의자에 앉아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다시 한 아가씨가 오더니 그의 귀에 속삭이듯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저씨 풀서비스 해드릴까요? 정말 잘해 드릴게요 ” 세상을 착하게만 살아왔던 그였기에 그녀가 말하는 풀서비스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는 그녀가 말하는 서비스가 머리를 좀 더 잘 깎아주고 안마정도 해주는 것으로 생각했고 이발 비용이 좀 비싼 대신 신경을 더 써주는구나 라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이발은 금방 끝났습니다 그리고 면도를 하고 그 자리에서 머리도 감겨주고 세수도 마쳤습니다 그리고 의자를 뒤로 눕히더니 이윽고 그가 상상조차 못했던 풀서비스가 시작되었습니다 허리 바클을 풀고 바지를 풀어 제키려고 하자 그가 놀라 소리쳤습니다 “아니 뭐하는 거예요?” “아저씨 이런데 처음인가보다 그냥 가만히만 계시면 되요 기분 좋게 해드릴게요 ” 결국 그는 난생처음으로 풀서비스의 맛을 보았습니다 세상에 이발소에서 이런 것을 해주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발을 마치고 나오면서 계산을 하는데 벌어졌습니다 소위 풀서비스를 받고 칸막이 방에서 나와서 카운터로 갔는데 여자들은 보이지 않고 카운터에는 건장한 남자가 앉아 있다가 그를 보더니 힘도 안들이고 말했습니다 “이발비하고 서비스비용하고 10만원입니다 ” 그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어이없는 금액에 기절초풍했습니다 그 당시 10만원은 어마어마한 거금이었습니다 육군일병 월급이 3천원 2개월마다 보너스를 받는다 해도 평균 4500원인데 10만원이면 앞으로 남은 군대생활 동안 받을 월급 총액만큼 되는 돈이었습니다 당시 사회에서도 10만원이면 웬만한 기업체 직원들의 한 달 월급을 상회하는 금액이었던 것입니다 “아니 무슨 이발비가 이렇게 비싸요 저 그만한 돈 없습니다 ” “뭐요? 이 아저씨 좀 봐 아니 이발하고 아가씨 서비스까지 다 받고 이제 와서 돈 없다고 하면 어쩌란 말요? 이 양반 큰일 날 사람이네 ” 갑자기 험악해진 분위기에 그는 어쩔 줄 모르며 사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그만한 돈이 없어요 한번만 봐주세요 ” 30분 이상을 실랑이를 했다고 합니다 카운터 남자는 그를 어르고 윽박지르며 다그쳤고 그는 사정도 하고 애원도 했지만 결국에는 지갑을 꺼내 그 속에 있는 돈 모두를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잘못하다가는 부대 복귀시간도 놓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집에서 용돈 10만원을 받아가지고 그곳까지 오는 동안 교통비와 점심값 등을 쓰고 9만원이 넘는 돈이 있었는데 모두 빼앗기고 겨우 양구까지 갈 버스비 정도만 돌려받고 그곳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정말 비싼 수업료를 내고 세상을 배운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가 사람이 양순하고 착하기 때문에, 그리고 세상 물정이 어둡기 때문에 당한 것이겠지만 그러나 그 당시 마장동 터미널 주변 사창가나 가게, 그리고 장사꾼들에게 피해를 당한 사람은 아마 많을 것입니다 물건을 팔러 온 장사꾼들과 가격을 흥정하다가 맞지 않아서 안 산다고 하니까 시비를 걸고 협박해서 결국 물건을 샀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옛날 풍속도의 한 장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