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등병시절 057 병참대 경계파견 5 파견생활 단상 1 (제2사단, 노도부대, 32연대, 스키대대, 군대이야기, 마이가리, 특과병, 생일파티, 격오지파견,)
이등병시절 쉰일곱 번째 이야기 병참대 경계파견 (5) 파견생활 단상 1 첫번째 이야기 2계급 특진 정식으로 파견 생활을 시작한지 하루가 지난 4월 8일. 오후 근무를 끝내고 돌아오니 3총 부사수인 김OO상병이 나를 부르더니 상병 계급장 두 개를 건네주었습니다. “김상병님. 이게 뭡니까?” “상병 계급장이야. 오늘부터 이걸 달고 다녀.” “아니 졸병이 무슨 마이가리입니까? 저는 안 달겠습니다.” 정말 꿈도 꾸어 볼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소리였습니다. 그것도 일병도 아닌 이등병이 무슨 상병 계급장이란 말인가? 그런데 다른 고참들도 모두 상병계급장을 달으라고 권하는 것이었습니다. 소대의 호랑이 고참인 정OO상병도 허락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우리 경비소대가 병참대에게 꿀려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나를 비롯하여 우리 동기 3명은 어이없게도 2계급을 특진하여 상병이 되었습니다. 작업모와 작업복에 상병 계급장을 부착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명찰의 군번을 뜯어서 알아보지 못하게 했습니다. 병참대는 거의가 논산 군번이어서 내 군번을 보면 단박에 탄로 날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상병 계급장의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병참대의 일병 이등병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상병과 병장들까지 존댓말을 해주었습니다. 이등병으로써 병장들의 존댓말 듣는 것이 처음에는 가슴 떨리는 일이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니 모든 것이 자연스러웠습니다. 확실히 병참대는 특과병들이라 인간적인 면이 살아 있었습니다. 그 뒤 어느 날 파견지 순찰을 위해 들르신 우리 중대 김철곤중대장님이 나를 보더니 웃으며 한마디 했습니다. “야~! 윤태상. 네가 벌써 상병이야?” 역시 우리 사병들 세상을 잘 아시는 멋진 중대장님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