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허세대전 (Feat.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

싸이월드 허세대전 (Feat.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

세기말, 세기초 우리는 정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 대부분 허세에 취해있었다. 허세 가득한 명언 한 줄에 감동받아서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고 살아갈 인생을 계획하기도 했다. 그 중심에 있었던 싸이월드. 영화 박하사탕 초반, 주인공 김영호(설경구 역)가 포장마차에서 1,000원 짜리 커피를 마시고 돈이 없다고 멋쩍게 웃으며 “아 이거 나 큰일났네, 깜빡하고 돈을 안 갖고 왔네요. 나 카드밖에 없는데 카드는 안 받죠?”라고 말 하는 장면이 나온다. 윤형은 그 민망함을 못 참고 영화를 꺼 버렸다. 어린시절 윤형과 길거리 분식점에서 어묵을 먹었다. 주인 아주머니가 안 익은 어묵을 한웅큼 집어 어묵통에 넣으려고 하는 순간 윤형은 자신에게 서비스로 주려는 줄 알고 “아이고 아주머니, 괜찮아요!”라며 큰 소리로 너스레를 떨었다. 상황 파악 후, 윤형은 그 민망함을 못 참고 가만히 어묵을 먹고있던 나에게 따귀를 올렸다. 민망해지면 충동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하는 윤형은, 적어도 허세라는 유행의 물결에 발가락 하나 담그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되짚어 본 윤형의 싸이월드는 나를 민망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