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 소피의 세계 - 요슈타인 가아더
소피는 자신이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기 시작했고 곧 영원히 살아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난 지금 이 세계에 있어 ’ 소피는 생각했다 ‘그러나 언젠가 나는 사라질거야 ’ 죽음 뒤에 삶이 있을까? 영원히 살 수 없다는 걸 잊어버리기 위해 지금 살아 있다는 것만 생각해보려고 했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에 집중하려 할수록 죽음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언젠가 이 세계에서 완전히 사라지리라는 느낌이 강하게 차오르자 삶이 얼마나 값지고 귀중한지 명료해지기 시작했다 이건 마치 계속 돌고 도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았다 동전의 한 면이 크고 뚜렷할수록 다른 한 면도 크고 뚜렷했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다 소피는 죽음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존재한다는 것도 제대로 경험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삶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생각해보지 않았다면 피할 수 없는 죽음을 깨닫는 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살아 있는 행성이야 소피야! 우주 안에서 불타는 태양 주위를 항해하는 커다란 배야 그러나 우리 각자는 유전자라는 짐을 싣고 인생을 항해하는 배이기도 하지 우리가 이 짐을 다음 항구로 실어 나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이 헛된 것은 아니겠지… 삶의 운명을 따르는 사람은 죽음의 운명에도 따라야 하지 삶의 운명이 곧 죽음이니까 #소피의세계#요슈타인가아더#철학#소피#세계#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