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기]ep6.홍콩(香港,hongkong)

[중국일기]ep6.홍콩(香港,hongkong)

꽤 긴시간 중국에서 여행을 하며, 목표로 잡았던 것은 일단 많은 곳을 가보자는 것이었다. 부지런한 한국인의 전형적인 여행의 방식인데, 이런 여행은 피로함을 불러 일으키고, 한가지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올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그래서 나름 보완책으로 다짐한 것은 많은 도시를 둘러보되, 그 도시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 하나에는 꼭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자였다. 그리고 홍콩에 집중하고자 했던 것은 바로 이 '심포니 오브 라이트(Symphony of light)'였다. 홍콩 야경의 하이라이트이며, 홍콩의 화려함을 단 10분안에 모두 쏟아 붓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이 화려한 쇼의 감동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정각 8시에 진행하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 쇼는 홍콩의 날씨가 맑으면 화려함이 배가 된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날을 맞이하기가 어렵고, 역시 내가 방문한 날에도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져 내릴 것 같은 홍콩의 밤하늘에 빛이 수놓았다. ​마치 뮤지컬 공연의 엔딩처럼 건물들이 자기 순서에 맞춰 브랜드명이 호명되고, 거기에 맞춰서 빛을 반짝이며 노래가 나왔던 그 순간의 전율을 잊지 못한다. ​홍콩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보며, 혼자 여행하는 여행자의 외로움도 폭발했다. 주변에는 신혼부부 혹은 커플, 가족들끼리 모여 아름다움에 대한 감정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그들 사이에서 그저 쇼만 바라보고 있자니 외로운 감정이 폭발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때 외지에서 온 여행자가 쓸쓸히 반대편의 빛을 바라보던 중 익숙한 브랜드가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바로 삼성이었다. 다른 건물들에 비해선 꽤 쪼꼬만(?) 수준의 건물이었지만 삼성이라는 글자가 또렷하게 내 눈에 들어왔고, 마치 타지에서 고향친구를 만난 것마냥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지금은 전세계에서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는 삼성이지만 그 당시만 해도 한국 대기업 중 하나였던 삼성이었기에 그 화려한 이력의 글로벌 기업 사이에서 작게 빛을 내고 있는 것에 괜한 애국심이 생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