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폭행 당하는 경찰들...'솜방망이' 처벌
앵커 멘트 흉악범죄가 터질 때마다 치안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곤 하는데요. 하지만 현장에서는 경찰관들이 오히려 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 경찰의 날을 맞아 도를 넘어선 공무집행 방해 실태를 먼저 이슬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술에 취한 남성이 병원 현관에서 경찰관에게 흉기를 마구 휘두릅니다. 경찰관과 병원 직원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이런 대치 상황은 30분 동안이나 계속됐습니다. 인터뷰 김연수(경장/당시 출동 경찰관) : "피혐의자는 만취상태였고 저희를 보자 더 흥분에서 상의를 벗고, 양손의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한 남성이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며 옆에 있던 여경의 팔을 꺾고, 카메라를 빼앗아 부수기까지 했지만 간단한 조사만 받고 풀려났습니다. 인터뷰 당시 출동 경찰관 : "경찰한테 시비를 붙여요. 욕도 해보고. 벌금이나 처벌 규정이 약하다면 누가 우리한테 안 덤벼들겠어요. 다 덤벼들지." 지난해 전국의 공무집행방해 사범은 만 4천여 명, 3년 전보다 7% 늘었습니다. 특히 경찰관에게 폭력까지 휘두르는 경우는 20%나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된 4천9백여명 가운데 1심에서 인신구속형인 자유형이 선고된 비율은 11.9%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박성춘(경위/광주 남부경찰서 효덕파출소) : "형사처벌 자체가 미약하고.. 그렇다고 달리 처벌할 수도 없고. 경찰 자신이 참고, 견디고..." 게다가 경찰관이 공무집행방해 사범과 옥신각신하는 사이 치안 공백에 경찰력 낭비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공권력의 추락을 막고 법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공무집행방해사범에 대한 보다 엄정한 사법부의 판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앵커 멘트 경찰이 겪는 어려움은 또 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순직한 경찰관은 모두 46명에 이르는데요. 이 가운데 3분의 2가 과로 때문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피로가 누적되는 열악한 근무 환경 때문인데, 그 현실을 신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새벽 2시, 경찰관이 술집으로 출동해 싸움을 말립니다. 비슷한 시각 다른 현장에선 경찰들이 음주운전 단속에 여념이 없습니다. 지구대와 파출소 직원들은 밤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사흘에 한 번 꼴로 이렇게 철야 근무를 섭니다. 인터뷰 이언우(대구수성서 교통외근팀장) : "한 사람이 하루 12시간을 계속 운전하면 피곤을 많이 느낍니다.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처럼 인력난에 폭증하는 업무가 경찰 과로사의 주원인으로 꼽힙니다. 지난 3년간 순직한 경찰은 모두 46명, 이 중 30명이 과로로 인한 뇌출혈과 심근경색 등으로 숨졌습니다. 과로로 인해 부상을 입는 경찰관도 연평균 40~50명씩 발생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00(과로사 경찰관 유족/음성변조) : "(사망 전 날) 병원을 가라고 하니까 사람이 없어서 못 간다고 라고...심장 관련해서 병원 간 적도 없었는데..." 사정이 열악하지만 경찰 지구대와 파출소 인력은 지난 5년간 오히려 3% 감소했습니다. 인터뷰 윤우석(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과도한 행정 업무를 축소하기 위해, 전문 행정 인력 고용과 유휴 경찰 인력의 재배치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경찰관들이 격무로 인해 생명까지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12 신고 건수는 처음으로 천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