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일 이슈] ‘만성 적자’ 로컬푸드 직매장, 활성화 방안은? / KBS  2023.03.02.

[무슨일 이슈] ‘만성 적자’ 로컬푸드 직매장, 활성화 방안은? / KBS 2023.03.02.

[앵커] 유통마진을 없애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는 로컬푸드 직거래장터는 신선한 농산물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충북에는 모두 37개 로컬푸드 직매장이 있지만 활성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기만 합니다 오늘 무슨일 이슈에서는 충북 로컬푸드 직매장의 실태와 활성화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한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천 제곱미터의 매장, 이곳에서 연간 5천여 가지의 상품을 판매합니다 판매 농산물의 대부분은 일반 소매점보다 10%~50%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도 신선합니다 지역 농민이 당일 수확한 농산물을 바로 가져와 판매하는데 진열 기간은 3일을 넘지 않습니다 [김인경/소비자 : "대형 마트에 비해 가격이 굉장히 싸고 품질도 좋고 믿을 수 있어서 1주일에 한 번씩은 꼭 오게 돼요 "] 세종시 로컬푸드 직매장은 설립 자본금 10억 원 중 세종시가 48%, 지역 생산자단체 등이 나머지를 출자해 2015년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매장 3곳의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액은 353억 원, 매월 10만 명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직매장의 활성화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을 주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유통을 줄인 덕분에 품질 좋은 농산물을 싸게 살 수 있고 생산자는 안정적인 판로와 소득을 보장받습니다 [박정규/딸기 생산 농민 : "(여기가) 생기고 나서 억대 매출을 올리는 농가가 79농가로 알고 있습니다 농가들이 굉장히 좋아하고 있죠 "] 또 생산 소득이 지역 내에서 선순환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혜영/세종 로컬푸드 직매장 도담점장 : "여기서 안정적인 소득이 창출되다 보니까 젊으신 분들이 농사에 도전해서 청년 농부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 그렇다면 충북의 상황은 어떨까요? 청주의 한 로컬푸드 직매장을 찾아갔습니다 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150여 가지 농산물의 대부분이 건조식품입니다 방문객이 드물어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 채소류는 가져다 놓기 힘든 상황입니다 4년 전 문을 연 이래 매년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신만수/로컬푸드 직매장 대표 : "(농민)회원들한테 물건을 팔아도 제대로 가격을 입금을 못 해주고, 자본금을 가지고 시작한 것도 아니고 어려움이 진짜 많은 것 같아요 "] 한 대형 마트 안에도 로컬푸드 판매장이 마련돼 있습니다 로컬푸드는 유통단계가 빠져 저렴한 것이 장점이지만 일부 농산물은 오히려 마트에 진열 된 다른 상품보다 더 비쌉니다 [이상순/소비자 : "야채가 안 싱싱하거나 마음에 안 들 때요 제 마음에 안 들면 그냥 저기(일반매장)서 보고 조금 저기가 싸면 저기서 사요 "] 또 마트 뒤쪽에 배치돼 접근성도 떨어집니다 [최수진/소비자 : "(로컬푸드 매대가) 뒤편에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앞에서 모든 것들이 있다 보니까 먼저 담고 그냥 지나가게 되는 거죠 "] 지난해 정부가 지자체별 로컬푸드 확산 노력을 평가했는데 충북의 성적표는 형편없었습니다 청주시 C등급을 비롯해 도내 11개 시군 중 절반 이상이 C, D 등급을 받았습니다 A등급을 받은 세종시와 비교해봤습니다 직매장수와 참여 농가 수는 충북이 세종보다 각각 12배, 4배 많지만 매출 차이는 상당했습니다 최근 3년간 매장 1곳당 연 매출을 계산해봤더니 세종시가 무려 16배나 많이 벌었습니다 [이양섭/충북도의원 :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 하는 취지는 아주 좋다고 봐요 협의해서 좋은 안을 창출해 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 충북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난 2013년에 처음 생겨 37개까지 늘어났습니다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확장되기는 커녕, 일부는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충북 청주 로컬푸드 네트워크'에서 활동했던 시민활동가 김남운 씨는 직매장 활성화를 위해 예산을 지원하는 지자체가 지속적인 운영보다 개수 늘리기에만 급급했다고 말합니다 일부 매장이 고사 위기에 내몰린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김남운/시민활동가 : "완전히 판을 새로 짜야 되는 단계에 와 있다 현재는 농협(직매장) 외에는 거의 현상 유지도 힘든 상황이다 "] 때문에 전문가들은 단순히 매장 수를 늘리는 것보다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체계적인 설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먼저, 로컬푸드 직매장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청주의 7개 직매장은 대부분 외곽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주차장이나 버스편이 없는 곳도 있어 소비자가 이용하기 불편합니다 또, 매장 대형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충북에 있는 37개 로컬푸드 직매장 설치비로 들어간 세금은 모두 47억 원입니다 세금은 많이 들었지만 대부분 외곽 지역에 작은 규모로 매장이 마련되면서 방문객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김남운/시민활동가 : "통합되어서 소비자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 구성이라던가 주차시설,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지 않고는 이제 쉽지 않은 구조죠 "] 로컬푸드 직매장의 운영 주체도 문제입니다 대부분 농협이나 농민단체로 매장 운영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합니다 전문경영인의 도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신만수/로컬푸드 직매장 대표 : "(저도) 농사를 짓다 보니까 잘 모르니까 전문가가 와서 마케팅 같은 것도 해주고 했으면 낫지 않을까 "] 다른 지역은 로컬푸드 직매장과 식품가공 공장, 온라인 쇼핑몰까지 통합 운영하며 확장하고 있는 상황 소비자와 생산자는 물론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는 로컬푸드 직매장 활성화를 위해 충북의 새로운 대책 마련이 더욱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성원입니다 촬영기자:최영준/그래픽:김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