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9명은…“시신이라도 찾았으면” 슬픈 바람
앵커 멘트 진도 팽목항입니다. 어제와 오늘 이곳엔 수많은 추모객이 방문해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지금은 추모객들이 거의 떠나고, 적막함마저 감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파제 끝 '희망의 등대' 불빛이 꺼질 줄 모르듯이, 우리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결코 외롭게 두지 않을 것입니다. 그날의 참담한 사고와 숨진 이백아흔다섯 명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차가운 바다 속에서 아직도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아홉 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명, 한 명, 애끊는 사연을 곽선정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지옥같은 참사의 현장. 시신을 찾은 희생자 가족들은 하나, 둘 떠나갔습니다. 남은 실종자는 9명. 실종자 가족들은 잠수사들의 사고가 잇따르자 사고 7개월 만에 눈물로 수중수색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사고 현장의 시계는 1년 전, 그대로 머물러 있습니다. 녹취 "(아이가) 작으니까, 이게 지금 찾으려면..." 분명히 배 안에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오복(실종자 가족) : "얼른 찾아서, 수습해 가지고..."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는 실종 학생 어머니는 수술조차 미루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녹취 박은미(실종자 가족) : "내 아이, 내 가족을 보기 전에는 죽을 수도 없어서 무엇이라도 해봐야겠다는 심정으로.." 안산에서 진도. 청와대와 광화문. 호소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갑니다. 인터뷰 허흥환(실종자 가족) : "힘들기는 하지만 가족을 찾아야되겠다는 마음 하나로..." 목숨과 바꿔도 아깝지 않을 아들과 딸, 유난히 돈독했던 동생과 귀여운 조카. 든든한 가장이었던 남편, 홀로 자녀들을 키워낸 어머니. 아픔과 그리움만이 가족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녹취 "다윤아 미안해!" 계절은 돌고 돌아 다시 봄이 찾아왔습니다. 뼛조각이라도 찾아 유가족이 되고 싶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슬픈 바람입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