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3-4 옥중수고의 의미Meanings of Prison Notebook

063-4 옥중수고의 의미Meanings of Prison Notebook

교육에 대한 옥중수고의 의미-1923년 무솔리니 정권은 중대한 교육개혁 조치를 단행하였습니다 이 교육개혁의 기치는 ‘능동적인 교육’이었습니다 이 교육개혁에는 어떤 면이 과장되어 있었고, 또 정치적 구호 속에 가린 진실은 무엇이었을까요? 능동적이며 역동적인 교육이란 일종의 순응주의를 획득하려는 교육입니다 학생의 능동성을 강조하는 교육은 학교와 생활이 긴밀하게 연계를 맺을 때에만 가능합니다 새로운 교육개혁이 능동성을 강조할수록 그것은 학생과 교사와의 명목상의 협동을 중시하는 것이며, 그럴수록 오히려 학생은 더 수동적으로 됩니다 새로운 세대를 교육하는 것은 사적인 일이 아닌 공공사업입니다 국가와 사회의 법칙은 역사상 인간이 자연의 법칙을 가장 잘 지배할 수 있도록 하는, 말하자면 인간의 노동을 가장 효과적으로 만드는 인간사회의 질서를 창출합니다 노동이란 자연을 깊고 폭넓게 변형하고 사회화하기 위해 인간이 자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구체적인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초등 교육에는 이러한 노동의 원리가 기저에 깔려 있어야 합니다 사회와 국가의 질서는 자연의 질서 내에서 발견될 수 있는데 이것을 매개하는 것이 노동입니다 이러한 원리를 발견해야 세계를 변증법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현재가 과거를 토대로 하고 있고 미래는 현재를 기반으로 한다는 인간의 총체적인 노력과 희생의 진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직업학교, 즉 직접적이고 실제적인 관심을 충족하기 위해 고안된 학교 형태가 그렇지 않은 인격형성적 학교들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인 사실은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학교가 민주적이라는 미명하에 등장하고 사람들의 충분한 지지를 받는다는 점입니다 일단 겉으로는 민주적입니다 다양한 학교들 중에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차별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은 쉽게 간과됩니다 직업학교의 증가는 사회적 차별을 영속화할 뿐만 아니라 당면한 문제를 더욱 풀기 어려운 상태로 고착화합니다 교육을 통해 대물림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학교들의 난립을 막고 균등한 초중등 학교를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학생들은 정신적, 육체적 훈련을 해야 합니다 노력과 지겨움 그리고 고통을 통해 사회에 적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리하여 노력없이 손쉽게 어떤 것을 획득하는 사회적 행태에 대한 저항감을 키워야 합니다 노동자계급 출신의 지식인 창출이 필요합니다 그들이 혁명적 정당의 유기적 지식인이 될 것입니다 역사에 대한 옥중수고의 의미- 지배 계급들의 역사적 통일성은 국가를 통해서 실현됩니다 그것은 정치 사회와 시민 사회의 유기적인 관계에서 비롯됩니다 역사가는 가장 초보적인 단계에서 출발하여 완전한 자율성으로 나아가는 발전의 경로를 기록하고 그 원인을 찾아내는 사람입니다 이탈리아에서 국민적 리소르지멘토, 이탈리아 통합 부흥운동을 주도한 혁신 세력들을 검토함으로써 역사 연구의 많은 원칙들을 수립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사회집단의 우위성은 지적, 도덕적인 지배와 지도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적대적인 집단을 지배하고, 동류의 집단은 지도하는 것입니다 한 사회집단은 통치권을 획득하기 전에 이미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또 발휘해야 합니다 그러다가 그 집단이 권력을 행사하게 될 때, 그 집단은 지배적으로 됩니다 그러나 권력을 확고하게 장악했다 할지라도 지도는 계속해야 합니다 마치니를 비롯한 정당 지도자들은 농민을 일으켜 세워 국가 통일 과정에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리소르지멘토에 민중적 특성을 부여하거나 자기들 자신에게 견고한 계급적 기초를 부여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러한 허약성은 나중에 파시즘이 정권을 장악하는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프랑스의 자코뱅은 도시와 농촌을 연결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또 대중적 작업, 가령 외젠느 슈의 소설로 그것을 수행하였습니다 농촌과 도시를 하나로 묶는 한 가지 방법은 시민국민군의 창설인데 일찍이 마키아벨리가 이것을 주장했습니다 실상 현대에서 민주적인 제도 없이 의무징집제의 시민군을 창설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농촌의 포섭 문제는 이미 오래된 과제였습니다 소위 행동당이라 불리는 세력은 이탈리아 반도에 존재하고 있던 문학적 수사에 불과한 문화적 통일을 대다수 민중의 정치적, 영토적 통일과 혼동했습니다 이탈리아의 난제는 남부와 북부 사이의 심각한 괴리입니다 북부에서는, 남부는 이탈리아에게 하나의 족쇄이며 이 족쇄가 없었다면 북부의 근대 산업 문명은 한층 더 발전했을 것이라는 불만에 가득찬 확신이 완강하게 버티고 있었습니다 행동당이 온건파에 대하여 반대 세력으로서 효과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농촌 대중, 특히 남부의 농촌 대중과 동맹해야 했으며, 또 외적인 형식이나 기질 면에서만 자코뱅일 것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내용을 지닌 자코뱅이어야 했습니다 그들의 지지를 얻을 수만 있었다면, 여러 정통주의적 지식인 층을 통해 반동적인 블록으로 묶여있던 다양한 농촌 계급들간의 연계를 해체함으로써 새로운 자유주의적, 국민적 결속을 이룰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자코뱅당이 형성되지 않은 것은 경제 영역, 즉 이탈리아 부르주아지의 상대적 허약성과 1815년 이후 유럽의 상이한 역사적 풍토 때문입니다 부르주아지가 권력을 장악하는 과정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에서 모두 달랐습니다 정치적으로 가장 다채롭고 적극적인 활동이 벌어진 곳이 프랑스였습니다 농민과 지식인으로부터 지지를 획득하는 두 방향의 활동은 상호 변증법적인 관계를 갖습니다 대혁명 당시 프랑스를 보면, 농민들이 자생적인 추진력에 따라 움직이면서 지식인들이 동요하기 시작했고 반면 한 지식인 집단이 구체적인 농민정책을 설정하면 대중 속에서 더 중요한 요소가 도출되었습니다 철학에 대한 옥중수고의 의미-철학은 철학사와 분리될 수 없습니다 철학은 종교나 상식이 될 수 없는 지적 질서입니다 상식이란, 어떤 특정 시기에 일반화된 무비판적이고 무의식적인 세계 인식을 가리키는데 이러한 상식을 만든 세력들을 타파하는 것이 지적 혁명입니다 철학은 상식(common sense)과 구별되는 양식(good sense)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철학사는 우리에게, 어떻게 사상이 수 세기에 걸쳐 형성되었는지, 또 현재 우리의 사고 방식을 창조하는 데에 쏟는 노력 속에 어떠한 어리석음과 과오가 있었는지를 알려 줍니다 철학은 소수의 전문적 지식인들의 추상적인 관념 유희가 아니라 암암리에 모든 사람들이 관계하는 구체적인 사회 활동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철학적’이라는 말은 잔인무도하고 본능적인 인간 행위를 극복하겠다는 뜻을 지닙니다 이것이야말로 상식 속에 존재하는 건강한 핵, 즉 양식입니다 따라서 대중의 철학과 학적 철학은 분리할 수 없습니다 지식인들이 대중을 위한 지식인으로서 대중과 유기적 관계를 맺을 때, 곧 대중의 실천적 활동에서 생겨난 문제와 원리들을 유기적으로 구성하고 완성해 낼 때 문화적, 사회적 블록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연관성을 잃지 않아야 비로소 철학은 역사적으로 되며, 한 개인의 지적 호기심을 넘어 삶이 되는 것입니다 실천 철학의 발전 과정은 지식인과 대중이 어떻게 변증법적으로 통일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실천 철학이 발전하는 과정 속에는 끊임없이 지식인과 대중을 갈라놓으려는 움직임이 되풀이되기 마련입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가장 만족스러운 답변은 ‘사회 관계들의 총체’라는 것입니다 나아가 우리는 인간의 본질은 역사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우리는 통일에서 시작되지는 않지만 그 자체에 통일 가능성의 근거를 지니는 ‘불일치의 일치’가 일어나는 ‘생성’이라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역사에 부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의 본질은 전체 인류 역사 속에서 찾아져야 할 것입니다 생성이 철학적 개념인 반면 진보는 이데올로기입니다 어떻게 진보란 이념이 나타났을까요? 생성 개념 속에 진보의 가장 구체적인 측면을 구제하려는 시도가 들어있습니다 생성은 진보가 보통 천박한 진화 개념과 연결되는 것을 막아 줌으로써 더 깊이 있는 발전을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개별자로서 규정된다면 진보와 생성 같은 문제들은 해명되지 못하거나 아니면 순전히 언어적 차원으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인간은 외부 세계를 변형함으로써 동시에 스스로를 계발합니다 인간은 다른 사람을 의식적으로 지도하고 변형하는 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인간성과 인간 본질을 실현합니다 따라서 인간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입니다 정당은 이론과 실천의 통합이 이루어지는 도가니라는 점에서 현대 사회에서 그 역할은 더욱 강조됩니다 그람시는 이 ‘옥중수고’에서 마르크스주의적 정통성으로 위장되는 속류유물론자에 대해 지속적인 비판을 가합니다 그 중에서도 니콜라이 부하린의 이론을 비판하는 데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람시는 실증적인 과학인 마르크스주의를 부하린이 ‘사회학’의 위치로 떨어뜨리려는 어떠한 주의 주장에도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의 지배 계급을 구축하는 일은 하나의 세계관을 창출하는 일과 같습니다 특정한 역사적 시기의 문화를 살찌우고 문화에 자양분을 공급하는 새로운 세계관 (Weltanschauung)의 창출과 독창적 세계관에 입각한 철학적 창출을 마르크스는 그것을 수행하였습니다 마르크스가 창출했던 세계관은 레닌에 이르러서야 특정한 영토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되기에 이릅니다 마르크스와 레닌을 비교하는 것은 그리스도와 사도 바울을 비교하려는 것처럼 불합리합니다 세계관 자체인 그리스도와 그 세계관의 조직가이자 행동가인 바울이 동등하게 필요하기 때문에 동등하게 역사적 중요성을 지닙니다 기독교는 역사적으로 ‘기독교, 바울주의’로 호칭될 수 있으며 실제로 이렇게 부르는 편이 정확한 명칭에 가까울 것입니다 +++ 忍齋 黃薔 李相遠님 - 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