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삼농梅花三弄 노래 蔡雨君 기타 姚志华 자막 KOREA ART CENTER

매화삼농梅花三弄 노래 蔡雨君 기타 姚志华 자막 KOREA ART CENTER

세상에는 유명 가수에서부터 바람처럼 사라져간 무명이 남긴 많은 노래가 있다 타고난 음색과 재능으로 현란한 기교를 더하여 열창으로 가슴을 흔드는 노래가 있는가 하면, 이름 없는 무명이 남긴 그러나 살아 숨 쉬는 숨결과도 같은 노래도 있다 오랜 역사를 동행하여 온 이웃 나라 중국에 전통과 현대를 관통한 대표적인 음악 중 하나가 매화삼농(梅花三弄)이다 현대를 대표하는 노래는 우리나라 출신 화교 가수 강육항(姜育恒)이 1993년 대만 민영방송 CTV에서 방영한 인기 작가 경요(瓊瑤)의 드라마 매화낙(梅花烙)의 주제가 매화삼농(梅花三弄)을 부르면서였다 작가 경요가 작사하고 대만 음악가 진지원이 작곡한 주제가 매화삼농은 화교 가수 강육항의 목소리로 대만과 중국 본토의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든 노래였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많은 중국 가수들이 불렀다 오늘 소개하는 매화삼농은 원곡자의 강육항(姜育恒)의 노래와 중국에서조차도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노래이다 필자가 파악한 내용으로는 중국 산시성 남동부 도시 진청(晋城)에서 활동하는 음악가 요지화의 기타 연주에 채우군(蔡雨君)이라는 무명여성 가수가 노래한 영상이다 매화삼농에 담긴 오랜 역사를 품은 감성의 관점에서 이를 소개한다 매화삼농(梅花三弄)의 역사가 품은 감성은 무엇일까? 317년에서 420년간의 중국 동진 시대에 장시(江西)성 일대를 감독하였던 강주자사 환이(桓伊)는 피리(笛) 연주의 대가였다 같은 시대를 살았던 전설적인 서예가 왕희지(王羲之)는 분방한 풍류의 예인이었다 353년 저장성 소흥현에 존재한 난정(蘭亭)에서 당대의 풍류객 41명이 지었던 시를 담은 난정집(蘭亭集) 서문을 썼다 이와 같은 난정서(蘭亭序)는 후대에 모사본으로 전해져 당 태종이 평생 애장하였다가 무덤까지 가져갔다 기록에 의하면 왕희지와 환이가 우연히 어느 도시에 함께 있었다 당시 왕휘지가 사람을 시켜 피리 연주를 요청하였다 흔쾌히 피리를 불었던 그는 한마디의 대화도 나누지 않고 헤어졌다 당시 환이는 평조(平調) 청조(淸調) 슬조(瑟調)로 이루어진 삼조(三調)인 청평조(淸平調) 형식의 곡을 연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삼조(三調)에 대한 명확한 기록은 전하고 있지 않다 북송(北宋) 때에 중국 고대와 중세의 악부(樂府) 작품을 집대성한 악부시집(樂府詩集)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정리된다 먼저 악부(樂府)란 기원전 206년에 탄생한 한나라 한무제 당대에 세워진 음악을 관장한 관청으로 당시 음악의 가사와 같은 시를 말한다 고대 5음에서 상성(商声)은 만물의 기운이 쇠락하는 쓸쓸한 가을의 빛깔과 소리로 헤아렸다 청상(清商)이다 이러한 청상(清商)에 균형적인 평조(平調)와 맑은 청조(淸調) 그리고 비파와 같은 현악기의 울림을 품은 슬조(瑟調)의 조성과 음계로 정리된 역사가 있었다 한나라 시대 민요를 정리한 상화가사(相和歌辭)와 동진, 남조 시대에 크게 발전한 쓸쓸한 가을의 빛깔과 소리 청상(清商)의 가락을 집성한 청상곡사(淸商曲辭)에서 살펴진다 이러한 역사를 안고 당나라 시인 이상은(李商隐)이 세상을 떠난 부인 왕안미(王晏媄)를 그리워하며 지었던 시 방중곡(房中曲)은 삼조(三調)의 구성이 두드러진 시로 평가되었다 슬픈 마음을 안고 바라본 풍경의 묘사로 이루어진 첫 연에 이어 유품을 바라보며 부인을 생각하는 감정의 연과 생전의 기억과 떠난 후의 슬픔이 어우러진 연으로 마무리한 시였다 부인에 대한 깊은 사랑을 삼조(三調)의 감성으로 노래하면서 3개의 노래라는 삼가(三歌)가 탄생한 배경이다 동진 시대 강주자사 환이(桓伊)가 왕희지에게 들려준 피리 연주 삼조(三調)를 바탕으로 탄생한 음악이 중국 고전의 10대 명곡 중 하나인 매화삼농(梅花三弄)이다 피리(笛) 곡에서 비파와 같은 현악기 고금(古琴) 곡으로 발전한 역사는 명태조(明太祖) 주원장의 아들 주권(1378~1448)이 편찬한 고대에서부터의 주요 악보를 집성한 신기비보(神奇秘谱)에 전해져 오늘에 이르렀다 매화삼농은 엄동설한을 견뎌내고 이른 봄 은은한 향기로 존재를 알리는 매화가 품은 인동의 정신과 순백한 꽃의 지조와 고고한 향기가 어우러진 음악이다 이는 험한 세상을 고고하게 살아가는 선비의 절개로 표현한 의미와 함께 인고의 가슴에 담긴 감정의 변화를 삼조(三調)로 매만진 대표적인 음악이다 필자: 이일영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