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10년-아물지 않은 상처] 주택 개량·물 부족 '생활 SOC 제자리'… 용치·대피시설 '방치'](https://krtube.net/image/hO6WcjkcHVI.webp)
[연평도 포격 10년-아물지 않은 상처] 주택 개량·물 부족 '생활 SOC 제자리'… 용치·대피시설 '방치'
[인천뉴스 이정윤,이형구 기자] [기사내용] 박인애 앵커) 한국전쟁 70주년, 연평도 포격 10주년을 맞아 준비한 기획보도 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연평도 주민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을 점검합니다. 서해5도 특별법에는 주택 개량을 비롯한 생활 SOC 개선이 담겨 있는데요. 직접 포격 피해를 본 집들도 여전히 지원을 못 받고 있고, 상수도가 하루에 2시간만 공급되기도 합니다. 또 용치를 비롯해 과거에 설치한 군사시설이 방치돼 주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정윤, 이형구 기자가 연속 보도합니다. 리포트) 연평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허숙 씨. 허 씨는 10년 전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민박집에 포탄이 떨어져 그 충격으로 유리창이 깨지는 등 일부가 파손됐고, 건물 곳곳에는 균열이 갔습니다. 하지만 포격 사건 이후 제대로 된 보수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주택 개량 지원을 기대했지만, 균열이 생긴 곳을 메우는 땜질식 처방만 있었던 겁니다. [허숙 / 연평도 주민] "날이 갈수록 금이 너무 가서 여기 봐도 금 가고,, 이게 와서 다 땜질 해주고 간 거예요.“ 세월이 흐르면서 균열은 더 심해졌고, 결국 허 씨는 사비로 조금씩 집을 고치고 있습니다. [허숙 / 연평도 주민] "저희 영업집들은 지원해 준 게 하나도 없어요. 혜택이 없어요. 저것도 저희가 3년 전에 1억 사비 들여서 고치고 또 고치고 그런 거예요. 그러니까 그게 너무 속상한 거예요. 우리가 포탄을 맞고자 한 것도 아니고 앉아있는 사람한테 그냥 서민한테 피해를 주고 보상을 하나도 안 해주면 저희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하라고요.“ 또 다른 민박집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포격의 충격으로 피해를 입었지만 집을 고칠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최옥선 / 연평도 주민] "우리가 계속 보수를 하고 있지 계속 다, 그러니까 한꺼번에 다 못하니까.. 하자 있는 부분이 좀 많아요. 그때 포격 충격받았던 게 하자로 조금씩 나오죠. 그런데 그거를 완전하게 개보수를 못했으니까 계속 수리할 게 많아요." 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지난 201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주택 개량 지원 사업’. 연평도 포격 사건을 계기로 '서해5도 지원 특별법’에 따라 마련된 사업입니다. 지은 지 30년이 넘은 주택을 대상으로 주택 한 동당 최대 4천만 원을 지원해주는 겁니다.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투입한 예산은 347억9천500만 원. 지원을 받은 주택은 연평도와 백령도, 대청도 일대 1천11동입니다. 올해는 61억6천만 원을 들여 주택 154개 동의 개보수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지원 대상은 '용도가 주택으로 되어 있는 건축물’로 제한돼 있습니다. 연평도 포격으로 피해를 입어도 주택이 아니면 지원을 받을 수 없는 겁니다. 백령도나 대청도 주민들이 지원을 받고 있는 반면 정작 포격 피해를 입은 연평도 상인들은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한 셈입니다. 또 1차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주택 가운데는 건축연수가 30년이 되가는 주택들도 있어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배준영 / 국회의원] "정말 오래된 집에서 불편한 주거환경을 이겨내면서 사는 주민들이 많으신데 주민등록상 실거주자로 1년 이상 거주하고, 주택이 30년 이상 된 경우 균열이나 파손이 많이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고쳐야 하는데 여태까지 1천여 가구를 고친 것으로 돼 있는데 앞으로 500여 가구를 더 고쳐야 합니다." 물 부족 문제도 심각합니다. 현재 연평도에는 하루에 2시간씩 제한 급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루 동안 사용할 물을 매일 두 시간 동안 미리 받아둬야 하는 겁니다. 식수뿐만 아니라 생활용수가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일부 주민들은 지하수관을 연결해 사용하고 있지만 이마저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매년 식수난이 반복되고 있지만 10년째 나아진 게 없는 겁니다. [허선규 / 인천해양도서연구소 대표 ] "관로 문제인데요. 이게 사실은 관로 누수율이 적게는 40%, 많게는 60% 누수가 되기 때문에 감당이 안 되는 건데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연평도 포격 맞으면서 포탄에 의해서 지반이 흔들려서 거기서 유격되는 게 많을 거라 예상이 되는데 그러면 당연히 서해5도 특별법으로 누수 관로를 빨리 교체해 줬어야 하는데 지금 10년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안 돼 있다는 게 정말 정부가 무관심하고 무책임하다 이런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연평도에선 현재 상수도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뒤늦게 공사에 들어간 건데 공사 이후 민원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연평도 주민 (음성변조)] "(기자: 공사하고 나서 뭐 이상이 있어요?) 그냥 물도 새고 물을 틀잖아요. 그럼 똥 냄새가 나. 그러다 한참 있으면 안 나는데...“ 지역 주민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서해5도 특별법. 하지만 사업이 끝나는 2020년 현재. 여전히 주민들은 집과 식수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인천뉴스 이정윤입니다. 연평도의 한 해안가. 물이 빠지자 2M 남짓한 철골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북한군의 침투를 막기 위해 1970~80년대에 설치한 군사시설 이른바 '용치'입니다. 가까이서 보자 시뻘겋게 녹슬고 엿가락처럼 휘었습니다. 상당수는 부서져 내려 겨우 뼈대만 남았습니다. 이형구 / [email protected] 오랜 세월 방치되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지 오랩니다. 보시는 것처럼 밑동만 남은 것도 있는데요. 자칫 밟기라도 하면 부상이 불가피합니다. 사실 용치는 2년 전 서해5도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실효성 논란에 환경 피해는 물론 물길을 막아 어민들의 조업까지 마비시켰다며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백광모 / 서해5도 주민 (2018년 7월)] "용치를 세움으로 인해서 물의 흐름을 막아버린 거예요. 그래서 옥죽포항이 홍어잡이 전진기지였던 옥죽포항이 기능을 상실해버린 거예요." 2년이 지나도록 바뀐 게 없는 상황. 주민들은 행정당국의 직무유기라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연평도 주민 (음성변조)] "쓸데없다고 하면 철거 명령을 해야 할 것 아니야 다시 (새것을) 꽂을 때 꽂더라도 해야지 저게 뭐야 직무유기야 다 공무원들이…" 주민대피시설을 두고도 질타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사실 정부는 연평도 포격 뒤 노후한 대비시설을 이처럼 깔끔하게 정비했습니다. 자료를 보면 10년 동안 연평도 8곳을 포함한 45곳에 610억 원을 투입해 대피시설을 새로 꾸몄습니다. 9년 동안 유지관리에만 48억 원이 소요됩니다. 문제는 기존 대피소입니다. 주변은 잡초 제거도 안 돼 수풀이 무성하고, 출입을 통제한 입구를 보면 사실상 방치돼 있습니다. 수백억 원을 투입한 신규 대피소는 지역 주민들이 활용할 방안을 찾고, 과거 대피소는 우범지대로 전락할 수 있는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장정구 /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공동대표] "기왕에 만든 시설이라고 하면 평소에도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겸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있고요. 또 하나는 과거에 썼던 시설이 방치되고 있고 오히려 우범지대가 되고 안전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 이것에 대한 계획이 없다." 위험 요소를 안고 사는 서해 5도 주민들. 그래서 '서해5도에 사는 것 자체가 애국'이란 말이 나옵니다. 특별법까지 만들어 지원을 약속한 이윤데, 현장의 주민 목소리를 들어보면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인천뉴스 이형구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이승목, 정 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