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 - 김정수 - 1990
새각시 새각시 때 당신에게서는 이름 모를 풀꽃 향기가 번지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당신도 모르게 눈을 감곤 했지요 그건 아직도 그렇습니다. 아내 · 1 / 나태주 자신의 오장육부를 깊이 썩혀 비옥한 거름을 만들어내는 여자, 그 거름으로 남자의 발등을 덮어 매일 아침 남편의 자리에 다시 세워주는 여자, 자기 몸속에 남편을 심어 또 다른 물과 하늘과 땅으로 된 따뜻한 우주 하나를 출산해 내는 여자 환한 광배 속의 여자, 아내. 아내라는 여자 / 이건청 오늘이 지나면 다시 못 볼 사람처럼 가족을 대하라 낙타가 쓰러지는 건 깃털처럼 가벼운 마지막 짐 하나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