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호날두의 골 향연 속 고개 숙인 데 헤아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각종 기록을 세우는 동안 희생양이 된 스페인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고개를 숙여야 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16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B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3-3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강팀들의 맞대결 답게 숱한 명장면을 만들어내며 경기 막판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호날두는 페널티킥과 중거리 슛, 프리킥으로 3골을 몰아 넣으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이에 맞선 스페인은 개인기와 패스 플레이로 경기 주도권을 잡으며 62%의 점유율을 가져갔고 디에고 코스타(AT 마드리드)의 멀티골, 나초(레알 마드리드)의 원더골로 무승부를 만들었다 명승부가 펼쳐진 가운데 유일하게 제몫을 못한 이는 다비드 데 헤아 시작부터 불안했다 전반 4분 만에 호날두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깔끔하게 성공했다 골키퍼 입장에서 페널티킥을 막기에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전반 막판에 허용한 골은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1-1로 맞선 전반 44분 호날두는 아크 전방에서 곤살로 게데스의 패스를 받아 논스톱 왼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공이 강하게 뻗어나갔지만 데 헤아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슈팅이었다 하지만 데 헤아는 정면으로 오는 공을 놓치면서 공은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마지막 골은 손도 쓰지 못했다 스페인은 3-2로 앞선 후반 43분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을 내줬다 호날두는 침착하게 오른쪽 골대 상단을 향해 감아찼다 데 헤아는 움직이지도 못했고 공이 골망을 가르면서 호날두는 이날 3번째 세리머니를 보였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이 데 헤아에게 준 평점은 불과 4 1점 이날 스페인 선수 중 5점 이하의 평점을 받은 선수는 없었다 데 헤아는 2017-18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에서 클린시트 19회를 기록하며 골든 글러브까지 수상했지만 이날 경기는 악몽 그 자체였다 이에 주제 무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내 선수다 내가 말하기 아프지만 그 또한 자신의 실수를 알 것이다 우리 팀에 있을 때는 하지 않던 실수"라며 데 헤아를 감쌌다 페르난도 이에로 스페인 감독도 "우리는 한 팀이다 골키퍼는 특수한 포지션이다 그를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는 가족이고 누구를 버리고 가지 않는다"고 여전한 신뢰를 보였다 경기 후 데 헤아는 스페인 매체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무릎을 굽히기에는 늦었고 공이 굴절됐다"고 두 번째 실점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런 실수는 일어날 수 있다 어려운 공이었다"며 "이란과의 중요한 경기가 남아 있다 그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16강에 다가갈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mae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