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역, '평택-오송 2복선화' 개통땐 열차 감당못해" [대합실]

"오송역, '평택-오송 2복선화' 개통땐 열차 감당못해" [대합실]

오송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오송-평택 2복선화 사업이 마무리돼 열차 운행 횟수를 2배로 늘리더라도, 정작 오송역에서 이들 열차를 감당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오송역 구내에는 모두 10개의 선로가 있다 그런데도 왜 오송역은 열차를 다 소화하지 못하게 됐을까? 이미 15년 전 개통 당시부터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지금와서 잘못을 따지기보단 오송-평택 2복선화 구간이 개통하기 전에, 오송역이 늘어나는 열차를 소화할 수 있도록, 시급히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경부고속선 오송역은 지난 2010년 10월 동대구-부산 간 경부고속선 2단계 구간 개통 때 문을 연 역이다 기존 경부고속선 본선 양 옆에 교량을 설치해, 상ㆍ하행 승차홈 4곳과 본선 외 4개 측선(3~6번선)을 추가로 설치했다 역 구내에는 본선을 포함 총 6개의 선로를 운영했다 2015년 4월 호남고속선이 개통하면서, 오송역은 경부ㆍ호남고속선 분기역이 됐다 오송역에서 호남고속선으로 가거나, 경부고속선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양 끝에 4개 측선(7~10번선)을 더 설치했다 오송역은 총 10개 선로를 갖추게 됐다 구내 선로번호는 부산ㆍ광주방향이 홀수, 서울방향이 짝수다 1ㆍ2번선은 경부고속선 통과선이다 주로 3번선은 경부고속선 부산방향 정차선, 4번선은 서울방향 정차선으로 쓴다 또 7번선은 호남고속선으로 갈 열차의 정차선, 8번선은 호남고속선에서 경부고속선 오송역으로 진입할 때 정차선으로 활용한다 9번선과 10번선은 경부고속선에서 호남고속선으로 가거나, 반대로 호남고속선에서 경부고속선으로 들어오는 경우, 오송역에 정차하지 않고 통과할 때 쓰는 선로다 그렇다면 남는 선로는 5번과 6번 선로다 이 선로는 오송역 개통 이후 15년이 되도록 거의 쓰지 않고 있다 이유는 5번선과 4번선에 구조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철도차량운전규칙(국토부령)에선 열차가 정지 위치를 넘어서는 경우, 신호체계에서 열차를 강제로 정지지시키기 위한 안전거리가 확보되도록 선로 분기기를 설치해야 한다 이 안전거리를 '과주(過走)여유거리'라고 말한다 선로별 지정된 속도와 열차 무게 등을 고려해 이 거리를 설정한다 그런데 5번선의 경우 승강장을 지나 설치돼 있는 분기기의 위치가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곳에 있다 5번선의 과주여유거리 기준은 130m인데, 현재 59m에 불과해 71m가 부족한 실정이다 4번선도 과주여유거리 기준 160m 대비 157m로 3m가 모자라다 오송역은 경부고속선과 호남고속선이 분기하는 역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히타치(당시 안살도)사에서 제작한 고속 신호시스템(고속 ATC)을 사용한다 여기서 요구하는 조건(사양)에 따라 신호시스템이 구축된다 이 고속ATC에선 승차홈의 정지표지부터 분기기까지의 거리가 열차를 자동으로 정지시키는데 필요한 거리인 과주여유거리보다 짧을 경우, 분기기에 연동된 신호체계를 3분간 조정할 수 없도록 설정돼 있다 과주여유거리가 확보되지 않으면, 열차가 갑자기 진입해 정지하는 동안 분기기 구간을 넘어설 수도 있는데, 이 때 분기기가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만 탈선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5번선에서 과주여유거리 내에 설치된 분기기는 3번선 또는 7번선쪽으로 열차방향을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 만약 선행열차가 3번선 쪽으로 간 후, 뒤따라오는 열차가 7번선 쪽으로 가려면 승강장에 정차한 후에도 3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이 분기기를 지나 3번선로와 만나는 분기기에선 고속 ATC 신호체계의 기준에 맞지 않게 궤도회로가 설치돼 있다고 한다 결과만 놓고 보면, 3번선과 5번선으로 동시에 열차가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다 4번선의 경우, 해당 선로 앞에 6번선과 만나는 분기기가 설치돼 있는데, 이 분기기와의 과주여유거리가 살짝 부족하다 만약 6번선으로 열차가 들어오면, 4번선에 진입해 있던 열차가 바로 출발할 수 없다고 한다 기술적으로 구체적인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하행 3ㆍ5번 선로에 필요에 따라 열차가 동시에 진입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쓰질 못했다 4번과 6번선도 마찬가지다 이렇듯 제한된 상태에서만 열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신호를 제약하는 조건을 '오버랩(Over lap)'이라고 한다 지금까진 오송역에 오버랩 문제가 있어 열차가 약간 지연되더라도, 그럭저럭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문제는 오송-평택 2복선화 사업이 끝났을 때다 이 사업은 병목구간인 경부고속선 오송-평택 구간의 선로용량을 2배로 늘리기 위한 사업이다 현재 190회 수준에서 이론상 최대 380회까지 선로용량이 늘어난다 이를 통해 좌석 공급 부족난을 겪는 KTXㆍSRT 고속열차의 운행횟수를 늘리고, 인천발ㆍ수원발 KTX 등 직결선 및 남부내륙선 등에서 다니게 될 고속열차까지 소화할 수 있게 된다 사업비만 3조 1816억 원이 투입된다 오송-평택 2복선화 선로는 지하 터널로 건설한다 이 선로는 오송역 구내에서 기존 경부고속선과 합류한다 그렇다면 오송역 구내에서 최대 2배로 늘어나는 열차들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달 발표한 감사원 감사결과와 한국철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오송-평택 복선화 사업이 끝나면, 하행 3ㆍ5번선과 상행 4ㆍ6번선으로 약 70%의 열차가 몰릴 수도 있다고 한다 현재 방치하고 있는 5번선과 6번선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데, 앞서 언급했듯 구조적 문제로 인해, 3ㆍ5번선, 4ㆍ6번선에 각각 열차가 동시에 진입ㆍ진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역에 진입ㆍ진출하는 과정에서 후행 열차의 대기 시간이 길어져, 연쇄적으로 지연된다 지금 상태로는 오송역이 늘어난 열차 운행횟수를 소화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3ㆍ5번선과 4ㆍ6번선에 동시 진입ㆍ진출하는 열차들이 서로 경합(대기시간 발생)되면서, 현재 5, 6번선을 사용하지 않는 상태보다도 열차 운행 간격이 더 벌어진다"며 "이때문에 하루 운행 가능한 열차운행횟수가 오송-평택 2복선화 사업 시행 전인 176회보다 18회 이상 감축된 158회로 분석된다"고 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일단 오송역 건설 당시부터 설계에 오류가 있었다 감사원은 "오송역 노반공사가 완료된 후 신호체계가 설치됨에 따라, 시설 규모 결정 시에는 신호체계 상 오버랩이 설정되지 않은 조건까지 검토해 교량 규모가 검토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노반공사 후반부에 신호설치를 설치하면서, 교량 공간에 맞춰 신호설비가 설치돼 과주여유거리가 부족하게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오송역을 만들 때 신호체계에 따른 과주여유거리 등을 미리 협의해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노반(교량)을 설계ㆍ시공했고, 이후 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호체계를 설치한 결과로 보고 있다 한마디로 오송역 노반(토목) 설계를 잘못한 것이다 코레일에선 2022년 국가철도공단에서 오송-평택 2복선화 사업에 대한 의견을 요청하자, 오송역의 오버랩 문제와 5ㆍ6번선 사용이 어려운 점 등 문제를 처음 제기했고, 기본ㆍ실시설계 개선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철도공단 토목설계처에선 오버랩 문제는 오송-평택 2복선화 노반공사가 끝난 후 신호 분야에서 검토할 사항으로 처리해버렸다 심지어 오송-평택 2복선화 사업을 하면서, 오송역 구내에서 과주여유거리 이내에 분기기를 추가 설치하는 것으로 설계했다 오송-평택 2복선화 사업을 시행하면서도, 처음 기본설계를 할 때 오송역 구내를 사업 범위 내에 넣지 않다보니, 검토 대상에서 빠졌다고 한다 이후 실시설계 때에는 오송역 승강장 진입 전 구간까지만 사업 범위에 넣었다 또 신호체계 등 시스템도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실제 오송역 구내에서 열차가 어떻게 운영됐고, 개선해야할 점이 무엇인지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업계 일각에선 "철도는 토목, 궤도, 신호, 통신, 그리고 차량 등 여러 분야가 어우러진 교통 시스템인데, 설계ㆍ시공를 할 때 토목을 우선시 하고, 신호 등 시스템분야를 후순위로 넘겨버린 탓"이라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을까? 감사원 감사보고서와 철도학회 추계학술대회 등에선 부산ㆍ광주방향 교량을 추가로 확장해 과주여유거리를 확보할 수 있게끔 분기기를 이설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공사비는 약 1161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돈은 더 들겠지만, 오송역에서 발생하는 열차 운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고 있다 15년이 지난 일을 이제 와서 누가 잘못했는지 '시시비비'를 가리기 보단, 오송-평택 2복선화 사업이 개통 후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빠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상태로 시간을 끌면 오송-평택 2복선화 사업 완공 시점보다 오송역 구조 개선 사업이 늦어질 수도 있다 철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관계자는 "교량 확장 등 대안을 찾아, 과주여유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모든 선로를 충분히 쓸 수 있도록 만드는게 중요하다"며 "이와 함께 2복선화 이후 오송역 구내 10개 선로 중 3, 5번 그리고 4, 6번 선로로 열차가 몰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열차운행방식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이슈들이 발생하는 원인은 사업 기본계획 단계에서 장래 발생할 부하 집중 및 시설 미비에 따른 선로용량 확보 등에 대한 검토와 장래 열차운행계획에 대한 검토 수준이 미흡하기 때문"이라며 "기본계획 단계부터 적용할 수 있는 열차운행계획 검토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철도공단은 "오송정거장 과주여유거리 확보 등을 위한 해소방안 용역을 통해 향후 개통에 따라 늘어나는 선로용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본 용역 추진 과정에서 관계기관과의 협의 결과를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송역 #오송 #평택선 #평택역 #평택 #열차 #개통 #2복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