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G] '스트레스 받는다'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외래어 중 하나, 바로 스트레스입니다 매년 즐거운 명절에도 ‘명절 스트레스’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백 년 전만 해도 스트레스가 일상 속에서 이렇게 쉽게 쓰이는 말이 아니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재미있는 스트레스 이야기,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어떤 물체에 외부적으로 힘을 가하면 물체는 압박을 받아 변형이 됩니다 이 때 물체 역시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힘을 분배하게 되는데요 이 힘이 바로 ‘스트레스’입니다 ‘팽팽히 죄다, 긴장’이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이죠 1920년까지 이처럼 물리학 용어로 쓰이던 스트레스를 의학에 처음 적용시킨 사람은 내분비학자인 한스 셀리에 박사입니다 새로운 호르몬 발견을 위해 연구에 몰입하던 한스 박사는 사실 실험용 쥐를 다루는 데 매우 서툴렀다고 합니다 손에서 쥐가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아 실험실이 발칵 뒤집히기 일쑤였고 꿈틀거리는 쥐에게 주사를 놓는 것도 쉽지 않았다는데요 어느 날 그는 이렇듯 실험 도중 쥐들이 겪는 기분 나쁜 경험들이 혹시 몸의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쥐들을 한겨울에 지붕위에 올려놓거나 더운 보일러실에 두는 등 다양한 증명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시달린 쥐들이 비슷한 신체 반응을 보였고 이후 1936년 그는 네이처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다양한 자극에 의해 체내에서 일으키는 반응을 스트레스라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질병은 하나의 원인으로 특정 증세를 나타낸다는 이전의 이론과 달리 어떤 질병은 원인이 달라도 인체에 같은 반응을 일으킨다며 질병을 일으키는 주요 인자로 스트레스를 지적했는데요 실제로 오늘날 대부분의 질병 속에서 스트레스 인자가 확인되면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스트레스는 완전히 사라지는 게 좋을까요? 한스 셀리에 박사는 아니라고 답합니다 스트레스는 우리가 외부의 위협이나 내부의 이상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결정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인데요 아무도 없는 밤길을 걷다가 갑자기 수상한 소리와 움직임을 감지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감각이 예민해지며 근육으로 공급되는 혈액양이 증가하는 등 우리 몸은 금세 전투태세를 갖춥니다 혈액에 분비된 스트레스 호르몬이 생존을 위해 맞서 싸우거나 도망가는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게 하는 건데요 결국 스트레스는 인간이 급변하는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한 기능으로 작용해 온 겁니다 1960년대 미국의 심리학자 리처드 라자루스는 스트레스 연구에 새로운 전기를 가져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어떤 일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것은 그 일을 겪은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의 문제라는데요 스트레스 요인이 발생했을 때 당장은 힘들더라도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다양한 대처 방법을 고려하며 다음 단계로 발전해 나간다면 바로 좋은 스트레스가 작용한 겁니다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적당한 스트레스는 삶의 활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 갈수록 더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작은 위안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