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식제분으로 보는 가루쌀의 미래

건식제분으로 보는 가루쌀의 미래

"가루쌀은 쌀 수급 균형을 이룰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신이 내린 선물" 지난해 10월 전북 익산의 가루쌀 수확현장에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발언이다 정 장관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알려진 '가루쌀 활성화 지원사업'은 올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 전국 38개소에서 수확을 모두 마쳤다 그렇다면 정 장관은 왜 가루쌀 활성화를 1호 정책으로 추진했을까? 대한민국의 대표적 주식인 쌀의 소비량은 언제부터인가 약 56kg 정도로 떨어져 30년 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리고 매년 약 15만 톤 이상의 쌀이 초과생산되고, 이는 다시 지속적인 쌀값의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에는 농가의 시름은 깊어져만 간다 때문에 쌀 생산 및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해야하며, 궁극적으로는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한 새로운 시장의 개척과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가루쌀(바로미2)이 위와 같은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바라봤다 생산측면에서 가루쌀은 일반벼와 같은 재배 및 수확 방식을 거치지만 늦이앙에 적합해 생육기간이 짧아 밀과 이모작에 유리하여 농가 소득 향상에 도움이 된다 또한 최근 농촌진흥청 탄소 저감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메탄 발생량도 약 36% 적게 배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공측면에서 가루쌀은 밀가루처럼 건식분쇄가 가능해 공정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어 기존의 쌀가루 가공품을 더욱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곡립경도(낟알의 단단함)가 낮기 때문에 건식제분 시 기존 쌀(멥쌀)과 연질미보다 더 곱고, 낮은 손상전분을 지닌 고품질 쌀가루가 생산되고 이러한 장점으로 빵·면 등 다양한 가공 제품의 활용이 가능해 기존 쌀 가공식품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원료로써 식품 시장의 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받는다 소비측면에서 가루쌀은 밀가루와 달리 글루텐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소화가 잘 돼서 속이 편하다는 소비자 의견이 있다 국산 농산물로 향후 글루텐 글루텐프리 시장의 확대를 통해 수출 산업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전한영 식량정책관은 "세계적으로 글루텐프리 시장의 성장세와 K-food의 약진은 우리나라 가루쌀 활용 확대에 기회 요인"이라며 "빵, 라면, 과자 등 전 세계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을 가루쌀로 만들 수 있으며, 올해 가루쌀 증가에 따라 내년부터는 가루쌀 제품의 수출도 본격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3월 농림축산식품부는 '23년 가루쌀 제품개발 지원사업'을 발표하고, 가루쌀 산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생산부터 유통, 소비까지 일관된 체계로 지원하고 있다 가루쌀 원료의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전문생산 단지를 조성해 시설과 장비, 교육을 지원하고 재배 기술을 확산하고 있다 특히 가루쌀 식품산업 육성을 위해 식품업계가 가루쌀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예산을 증액해 관련 사업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11월 현재 10개사 42종의 제품이 출시되어 판매중이며 제품 종류 또한 과자류를 비롯해 라면, 빵, 쿠키, 약과, 칼국수 등 가루쌀이 10~100% 들어간 제품들이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전한영 식량정책관은 "가루쌀 대중화를 위해 15개 식품업체가 소비자 수요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제품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역 제과점 19개소에도 가루쌀을 활용한 신메뉴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