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픽] 팁 정말 생겼음?... '카카오 택시' 직접 타봤더니 / YTN](https://krtube.net/image/jH_U_oAF_ko.webp)
[와이즈픽] 팁 정말 생겼음?... '카카오 택시' 직접 타봤더니 / YTN
우리나라에서 난데없이 팁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카카오T 택시가 시작했습니다. 의무가 아닌 선택이라 손님 부담은 없을 거라지만, 소비자 반응, 냉~랭~ 합니다. 팁 주고받는 게 적절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전에, 필요한지부터 따져보는 게 순서 아닐까요? 16세기 영국. 당시 귀족들은 수고한 하인에게 돈 주는 걸 매너로 여겼습니다. 팁의 기원입니다. 주종관계에서 시작돼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은데요, 팁이 문화와 제도로 자리잡은 곳은 자유와 평등의 나라, 미국입니다. 팁도 임금의 일부라는 내용의 법까지 통과시킵니다. 그래서 8개 주를 제외한 42개 주에서 고용주는 팁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줘도 됩니다. 임금 지급에 따른 비용 부담을 합법적으로 고객에 전가할 수 있는 셈인데, 고용주 입장에선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으니, 당연히 환영하겠죠. 근로자로서도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의 임금을 보완하려면 팁을 받을 수밖에 없고요. 그런데, 한국은 다릅니다. 우선 우리나라에선 고객이 주는 팁은 임금이 아닙니다. 근로기준법에 명시돼 있습니다.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 이게 임금입니다. 반드시 사용자가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이 주는 팁은 임금이 될 수 없는 겁니다. 여기에다, 국가가 정하는 최저임금은 업종과 장소 불문,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무슨 일을 하든, 팁을 받든 말든, 최저임금을 보장받는 얘기입니다. 미국처럼 팁으로 최저임금의 모자란 부분을 메우는 게 아니라면 팁의 필요성에 대해선 물음표가 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자발적으로 지불하는 팁이 온전히 근로자의 몫이 된다면, 딱히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겁니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허점이 있습니다. 팁의 적절성 논란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만약 고용주가 팁을 재분배하는 식이면, 그러니까 팁을 고용주가 받아서 담당 직원에게 다시 나눠주는 식이면, 임금이 됩니다. 고용주가 팁을 임금 대체 수단으로 활용할 여지가 생기는 겁니다. 그렇다고 당장 최저임금에 위협이 되지는 않겠지만,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받는 일이 생길 순 있습니다. 요즘 '팁 박스' 때문에 종종 시끄럽습니다. 노골적인 팁 요구에 고객들은 불만입니다. 물가도 오르는데 팁까지 줘야 하냐는 비판이 특히 눈에 띕니다. 우리나라 식음료 값엔 이미 서비스 가격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래서 팁 지불은, 고객 입장에선 가격 인상과 다를 바 없는 겁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팁 도입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팁 문화를 어떻게 생가하냐'는 질문에 응답자 10명 중 6명 정도가 싫다고 답했습니다. 좋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22%에 불과했습니다. 미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팬데믹 이후 '팁플레이션'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팁 액수가 오르자, 곳곳에서 팁을 없애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팁을 고려해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줄 수 있게 한 제도를 폐지하자는 내용인데, 미시간주에서는 내년 2월부터 폐지되고, 워싱턴DC와 메인주의 포틀랜드에선 폐지를 위한 주민투표가 진행됩니다. 국내에서 팁 논란에 불씨를 지핀 카카오T 택시. 직접 타봤습니다. 목적지에 도착 후 결제하니, 별점을 선택하라고 합니다. 별점 선택하니, 팁을 선택하라고 합니다. 천 원부터 2천 원까지입니다. 물론, 선택 안 하고 거를 수도 있습니다. 덮어놓고 팁이 좋다, 나쁘다 얘기할 순 없겠죠. 하지만 적어도 합리적인 숙의 과정은 있어야 합니다. 우리사회에 필요한 건지, 필요하다면 문화적으로 받아들일 준비는 됐는지, 됐다면 금액 수준은 어느 정도로 하는 게 적당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팁 #감사팁 #팁논란 #ytn실시간 총괄 : 김웅래 ([email protected]) 기획·편집 : 주혜민 ([email protected])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2'40")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