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추천음악 - 봄을 맞아 센치한 여심! 여창가곡 우조 이수대엽 "버들은"
봄을 맞아 센치한 여심, ♪여창가곡 우조 “이수대엽 버들은” 2분 25초~12분 14초 버드나무 가지는 실이 되고 꾀꼬리는 북-천을 만들 때 쓰는 베틀 부속품-이 되어, 90일 3달 봄 동안 내내 짜내니 나의 시름뿐인데 누가 우거진 푸른 잎을 꽃보다 아름답다 하는고 아침, 저녁 싸늘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지만 어느날 창문 밖으로 비쳐오는 따스한 햇살을 보면 아마도 새 봄이 왔음을 느낄 수 있다 가슴을 울렁이는 이 봄을 옛 사람들이라고 느끼지 못했을까 그들은 무엇으로 찬란한 봄을 맞이했을까 예로부터 지금까지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 손님은 꾀꼬리이다 노란 깃털에 영롱한 방울소리 같은 노래를 부르는 이 손님은 여름을 나기 위해 2000여 년 전부터 우리나라를 찾아왔다 고구려 유리왕의 "황조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이 작고 반가운 손님이 연두빛 새순 오른 버드나무 가지 사이를 바람처럼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옛 사람들은 버들가지가 실이 되어 베틀을 짜는 모습이라고 표현하였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그 모습에 한숨이 나오는 것은 무슨 심경일까? 요즘으로 치자면 ‘봄을 타는 것’이고, 책냄새가 나는 옛 언어로 말하자면 춘심-春心-일 것이다 봄이면 모두 꽃을 아름답다 하지만, 우거진 푸른 나뭇잎의 모습을 더 어여삐 여기고 싶은 여자의 마음 그 알듯말듯 섬세한 여성의 감상을 노래로 표현한 시가 바로 시조 ‘버들은’이고, 이 시에 노래 선율이라는 조미료를 더한 음악이 바로 여창 가곡 "이수대엽"이다 어느새 고희-古稀-를 바라보지만, 오늘날을 살아가는 어느 음악인보다 봄날 여성의 춘심을 잘 표현해 내는 여성 가객 조순자 선생님의 음성으로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느리고 섬세한 이 곡을 들어보자 “버들은 실이 되고 꾀꼬리는 북이 되어 구십삼춘-九十三春-에 짜느니, 나의 근심 누구셔 녹음방초-綠陰芳草-를 승화시라 이르더니 “ 글_국립국악원 학예연구사 양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