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시집와 70년 고향집을 지키는 어머니.. 오늘은 무얼 하고 계실까? | '어머니의 집’ (KBS 20160916 방송)

열여섯 시집와 70년 고향집을 지키는 어머니.. 오늘은 무얼 하고 계실까? | '어머니의 집’ (KBS 20160916 방송)

특집 다큐 '어머니의 집' 자식들을 떠나보내고 고향집에 홀로 남은 어머니가 보내는 시간들을 영상으로 담아, 그리운 고향의 추억과 어머니의 온기를 전한다. 어머니가 계신 고향 집으로 올 수 있는 날들이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남았을까? 지금도 밭을 일구고 자식에게 줄 무언가를 준비하며 자식들을 기다리는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자식을 낳고 키우고 떠나보낸 고향 집에 이제는 홀로 남은 어머니, 그 쓸쓸한 집에서 어머니는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 열여섯에 시집온 어머니가 70년 동안 지켜온 집 ‘내 집인데 내가 지키고 살아야지’ 전남 영암군 송정마을에 사는 임경순(87) 할머니는 열여섯 살에 해남에서 시집을 왔다. 시집을 오니, 시조부모와 시부모, 그리고 8명의 시 형제 중 5명이 한집에 살고 있었다. 그 집에서 자식 다섯까지 낳아 키웠던 임경순 할머니. 70년의 세월이 흐른 후 어렸던 새색시는 꼬부랑 노인이 되고 집의 기둥도 낡았지만, 마루며 아궁이며 집 안 곳곳에는 집과 함께 흘러간 할머니의 세월이 베여있다. 집 앞 텃밭에는 깨, 콩, 고추 등 여전히 굽은 등으로 일하는 임경순 할머니. 자신들이 와서 할 테니 쉬시라는 자식들의 당부에도 주름지고 마디마디 옹이 박힌 할머니의 손으로 자식들에게 줄 것을 챙긴다. ▶ 어머니가 계시지 않는 어머니의 집 ‘대문을 여는 순간 어머니가 마중 나오실 것 같아요’ 10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3년 전 아버지까지 돌아가시자 빈집이 되었다. 박홍렬씨(65), 이영란씨(63) 부부는 빈 집을 관리하면서 어머니의 기억을 추억하며 살아가고 있다. 교직에 몸담고 살다가 1년 전 퇴직한 박홍렬 씨는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영암 주암 마을에 있는 부모님 집으로 향한다. 오래된 놋그릇, 성냥갑, 풍로 등 집 안 곳곳에 부모님의 손때가 묻은 물건들이 자리 잡고 있다. 부부는 여전히 그 물건들을 쓰면서 부모님과의 옛 기억을 회상한다. 마루에 앉아 어머니가 해주던 반찬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어머니가 앉던 염색 의자에는 이제 아내가 대신 앉아있다. 이 집의 시간은 어머니가 계시던 때로 멈춰있지만 어머니의 집에 올 때면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다는 박홍렬 씨, 이영란 씨 부부. 더 이상 어머니는 계시지 않지만 어머니에 대한 기억으로 가득 차 있는 이 집에 부부는 수시로 드나들며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 이번 추석을 당신은 고향 집에서 보내고 있는가? 어머니가 계신 고향 집을 들여다본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어머니의 흔적이 묻어나 있다. 온기가 도는 부엌, 장 냄새 밴 장독대, 벽에 걸린 옛 사진들, 시렁에 걸린 마늘... 그 고향 집에 당신을 반겨주는 그분이 계신가? 언제 돌아가도 당신을 그토록 반가이 맞아주던 분 어떤 일을 하던 당신을 가장 귀하게 여겨주던 분 당신의 어머니를 그리는 시간을 가져본다. #어머니 #고향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