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책 훑어보기 (2)
4 뇌는 당신의 거의 모든 행동을 예측한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이러한 복잡성만으로는 인간의 마음을 설명하기엔 많이 부족하다 '예측하는 뇌'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해야 비로소 이 책의 진가를 깨닫는다 뇌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동적 기관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뇌는 매순간 적극적으로 세상을 예측하며 심지어 스스로 배선을 바꾸면서까지 자신의 경험을 구성해낸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주의 깊게 제어된 환각'(hallucination)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앞서 말했다시피 우리의 뇌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신체 예산(body budget)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이다 이러한 목적 하에서는 우리의 뇌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그것만큼 비효율적인 일처리도 없을 것이다 왜 그럴까? ( ) 이렇듯 우리는 매순간 뇌의 예측을 통해 스스로가 만들어낸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세계 속에서 외부의 감각 입력은 "작은 조약돌 한 개가 바다의 굽이치는 파도에 부딪쳐 튀어나오듯 매우 미미한 것이다 " 이러한 과학적 입장을 보면 원효대사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가 그리 과장된 주장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에 대해 들 수 있는 사례또한 무궁무진하게 많다 단언컨대 나는 이 주제 하나만으로도 밤을 새서 이야기할 수 있다 허나 쓸데없이 글이 길어지면 쓰는 사람도 지칠 뿐더러 읽는 사람의 의욕도 떨어뜨릴 뿐이다 그러니 이번에는 간단한 사례 하나만 툭 던지면서 읽는 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다양한 예시를 떠올려보도록 하겠다 당신이 목이 마를 때 물을 한 잔 마셨던 경험을 떠올려보자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마시고 나서 몇 초 이내에 갈증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이 현상은 당연하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물이 혈류에 도달하려면 20분 정도가 걸린다 그러니 물을 마시고 몇 초 만에 갈증을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당신의 갈증을 해소했을까? 바로 예측이다 뇌는 마시고 삼키는 행위들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동시에 물을 마시면 느끼게 되는 결과를 예상해서 수분이 혈액에 직접 영향을 끼치기 훨씬 전에 갈증을 덜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