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나는 울었네 (1954)
노래 이야기 '얼굴없는 가수' 손인호 선생님이 대중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데뷔한 지 무려 50여년만의 일이었습니다 이 노래 '나는 울었네'가 발표된 것이 1954년, 그러니까 6 25 전쟁이 휴전으로 멈춘 직후에 데뷔하시고 긴 세월이 흘러 2001년이 되어서야 가요무대 특집 방송 '얼굴없는 가수-손인호 편'을 통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게 된 것이지요 '비 내리는 호남선', '울어라 기타줄', '해운대 엘레지', '한 많은 대동강'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신 손인호 선생님은 왜 '얼굴없는 가수'로 평생을 살아가셨을까요? 아마도 영화 녹음기사라는 본업을 가지고 있어서 노래는 취미나 재미 정도로 생각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휴전 후 공보처 녹음실에 입사하게 되면서 많은 음악인들과도 교류를 가지게 되었는데, 그 중 한분이 최고의 작곡가 박시춘 선생님이셨고 노래를 한번 불러보고 싶으니 곡을 줄 수 있겠냐는 손인호 선생님의 부탁에 '나는 울었네'와 '숨 쉬는 거리' 두곡을 받게 된 것입니다 데뷔 전 '함경도 사나이'라는 곡을 부르신 적은 있지만 정식으로 데뷔하게 된 곡이 바로 '나는 울었네'입니다 '나는 울었네'가 예상 밖의 큰 히트를 기록하면서 이 후로 틈틈이 150여 곡을 취입하시게 되었는데, 라디오가 국민들의 최고의 오락거리이던 시절이었기에 무대에 서지 않아도 선생님의 노래들은 엄청난 기록을 세우며 정상을 지키게 됩니다 사견이지만 출중한 외모를 가진 미남이셨기에 노래에 전념해서 무대에 자주 오르셨다면 가요 역사가 바뀔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몰랐네 나는 몰랐네 저 달이 날 속일줄 나는 울었네 나는 울었네 나루터 언덕에서 손목을 잡고 다시 오마던 그 님은 소식없고 나만 홀로 이슬에 젖어 달빛에 젖어 밤새도록 나는 울었네 나는 속았네 나는 속았네 무정한 봄바람에 달도 기울고 별도 기울고 강물도 흘러갔소 가슴에 안겨 흐느껴 울던 그대여 어디가고 나만 홀로 이 밤을 새워 울어보련다 쓸쓸한 밤 야속한 님아" 송해 선생님,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도 동갑이신 손인호 선생님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74세의 나이로 가요무대를 통해 데뷔 아닌 데뷔를 하셨습니다 2003년 77세의 나이로 최고령 가수로서 가수 협회에 입회하시고, 2011년 40년만의 신곡 '휴전선아 말해다오'라는 곡을 발표하셨습니다 여러 진기록을 세우셨지만 이 노래도 우리나라 최고령 가수의 발표곡으로 기록에 남아있습니다 2016년 7월에 89세를 일기로 소천하시면서 후배들, 그리고 우리 국민들에게 주옥같은 노래들을 남기고 떠나셨습니다 손인호 선생님의 곡들은 부를수록 그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노래들이 많습니다 그 시절 우리 노래들의 많은 가사들이 그렇듯 '나는 울었네'도 한 맺힌 사랑의 그리움을 애절하게 표현한 노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