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앞장서는 한글파괴…"K-컬쳐가 뭐예요"
정부가 앞장서는 한글파괴…"K-컬쳐가 뭐예요" [앵커] 최근 정부가 내놓은 정책의 이름과 용어에 외래어가 넘치고 있습니다 이미 사용하고 있던 외래어를 순화해서 써도 모자랄 텐데 정부가 앞장서서 한글을 파괴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데요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인사동 거리 '새끼 만두'가 kids dumplings라고 적혀 있습니다 단어를 그대로 영어로 바꿔놓다 보니 이해할 수 없게 돼 버린 것인데요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던 엉터리 메뉴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상일 / 새누리당 의원] "'돼지 주물럭'은 어떻게 돼 있는 줄 아세요? 'Massage Pork'라고 돼 있어요 곰탕은 'Bear Thang', 방어구이는 'Fried Defense'…" 문제는 정부가 불필요한 외래어 사용으로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 말을 양산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영어가 들어가지 않으면 정책 이름을 만들어낼 수 없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뉴욕에서 열린 K-컬처 행사의 보도자료는 외래어표기법도 틀렸고 단어 앞에 K를 마구잡이로 붙이다 보니 'K-스마일'까지 등장했습니다 한국인의 미소를 보여주자는 캠페인인데 굳이 영어로 새 단어를 만들어 쓸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옛 미 대사관 숙소 부지에 새로 생길 복합문화공간 'K-익스피리언스'는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전까진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생소하기만 합니다 [스티븐 해즈럭 / 호주] "제가 한국에서 보고 느끼게 될 것? 이게 장소라고요? 장소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 [이두호ㆍ김아름 / 대학생] "단어만 봐서는 뭘 하는 장소인지 정확하게 모를 것 같아요 그냥 경험하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 " 이름의 뜻을 모르니 어떤 정책인지 알 수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 문화재청마저 고궁 숙박 사업을 '고궁 스테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한글을 아끼고 사랑하자면서 국적 불명의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있는 정부 한글날 제정 취지를 무색하게 합니다 연합뉴스TV 김지선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 co 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