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시절 037 제설작업 1 (제2사단, 노도부대, 32연대, 스키대대, 양구, 구암리, 군대이야기, 군복무담, 졸병생활, 양구터널, 폭설,)
이등병시절 서른일곱 번째 이야기 제설작업 1 눈과 함께 시작된 나의 군 생활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입대할 때부터 훈련소에서는 눈과의 싸움을 벌여야 했습니다 자대에 와서도 맨 처음 한 일이 연병장 제설작업이었지요 그런데 내가 자대에 전입 되고 난 그날 이후부터는 거의 눈이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 덕분으로 모두들 겁을 내며 피하고 싶어 했던 스키훈련은 진부령에 눈이 없어서 무산되고 대신 동계훈련을 받기도 했지요 그런데 막상 동계훈련 떠나는 날은 눈도 내리고 기온이 급강하하여 1주일동안 빡센 동계훈련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렇듯 나에게는 입대하던 1980년 12월부터 81년 2월 까지 눈으로 인해 울고 눈으로 인해 웃는 날들이 계속 되었습니다 그러던 1981년 3월 9일 월요일 이때 우리 중대는 ‘전술전기 경연대회’라는 측정을 앞두고 날마다 취약한 과목인 야간사격을 대비하여 밤마다 야간사격술 훈련을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전날인 8일 밤에도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밤 10시까지 야간 훈련을 실시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밤새 안녕’이라고 아침에 보니까 엄청난 눈이 내려 쌓인 것입니다 내 고향에서는 봄빛이 완연하고 새싹이 올라올 때인데 이곳 강원도 양구나라는 아직 겨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