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 상담 엿듣는 ‘모니터링’…“상담원 감시·고객 감청” / KBS뉴스(News)
취재진이 만난 콜센터 상담원 A씨. 상급자의 실시간 모니터링이 숨 막히는 기억으로 남습니다. [콜센터 상담원 A 씨/음성변조 : "뒤에서 하나하나 보면서 한 콜 끝날 때마다 질책을 하시는 거예요."] 고객과 전화 상담을 하고 있으면 어느샌가 상사가 뒷좌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전화기에 전용 선을 연결해 고객과의 통화를 엿듣는 겁니다. 실시간으로 질책도 쏟아집니다. [상급자/음성변조 : "사람이 기본을 몰라 가지고 지금 이렇게 뒤에 앉아가지고 헛소리하고 있어야 돼 내가 진짜. (......)"] [상급자/음성변조 : "하나에서부터 열까지를 다 가르치고 있어야 되니. 전화받아봐요. 또 어떻게 전화받는지 봅시다."] 명분은 신입 직원 교육과 통화 품질 관리. 회사 규정이라고 하지만, 상담원을 압박하는 수단이 됐습니다. [정재호/하이텔레서비스지회 사무장/LG전자 콜센터 자회사 : "(실적) 저조직원들은 표적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거든요. 그 자체가 부담입니다. 나의 지금 멘트 하나하나를 누군가 엿듣고 있고, 실시간으로 평가하고 체크하고 있다는 것."] 고객 입장에서도 동의를 안 했는데, 제3자가 내 말을 엿듣고 있는 겁니다. [권혜진/변호사 : "소비자가 아무리 대화의 녹음에는 동의를 하였다 하더라도, 대화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그 내용을 청취하는 경우에는 감청에 해당하는 소지가 큽니다."] 때문에 일부 콜센터에선 '엿듣기' 관행을 없앴지만 대부분 사업장에선 여전합니다. 이 엿듣기 관행부터 없애는 일, 콜센터 상담원들의 인권을 지키는 큰 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